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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핵 간단 포기 않을 것, 이해 표시...김정은, 훨씬 똑똑해 경악”

“트럼프, 김정은 핵 간단 포기 않을 것, 이해 표시...김정은, 훨씬 똑똑해 경악”

기사승인 2020. 09. 1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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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워터게이트 특종기사 우드워드 '격노' 인용 보도
"트럼프, 북핵 부동산처럼 평가...'사랑하는 집, 그냥 팔 수 없는 것과 같아'"
"김정은, 장성택 살해 생생한 설명 등 모든 것 말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간단하게 포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일정 부분 이해를 표명했다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밝혔고 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모습./사진=싱가포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간단하게 포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일정 부분 이해를 표명했다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밝혔고 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고모부 장성택 처형을 생생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워터게이트를 특종 보도한 우드워드는 신간 ‘격노(Rage)’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그의 핵무기를 부동산 대상물처럼 평가한다며 그가 “이는 집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이것을 그냥 팔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북한이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 같고,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실효성이 없다고 경고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자신은 그 경로(대북 외교적 관여)에 머물기로 결심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전혀 모른다(no idea)”고 말했다고 WP가 ‘분노’를 인용해 밝혔다.

북미정상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싱가포로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세 차례 대면 만남에 대한 비판을 일축하면서 “나는 만났다. 정말 큰 합의(Big fucking deal)”를 했다며 “내가 이를 하는 데 이틀이 걸렸다. 나는 만났다. (그러나)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합의’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당시의 전쟁포로 및 전쟁실종자 유해 송환 등 4개 사항에 합의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오랫동안 화나게 했던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 연기 및 축소뿐 아니라 북한 정권이 오랫동안 갈망해온 국제적 위상과 정당성을 김 위원장에게 부여하는 등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지적한다고 WP는 전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빌어먹을(Holy shit)’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김 위원장이 ‘똑똑함을 훨씬 넘어선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경악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재수 없는 놈(asshole)’이라고 생각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했다고 ‘분노’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오바마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가 매우 과대평가됐고, 훌륭한 연설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그의 고모부(장성택)를 살해했다는 생생한 설명을 포함해 “모든 것을 나에게 말했다”고 자랑했다고 우드워드는 밝혔다.

우드워드
밥 우드워드 미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2012년 6월 11일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워터게이트 4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우드워드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올해 7월 21일까지 18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했으며 김 위원장의 친서 27통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과장된 산문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했다며 김 위원장이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저와 각하(Excellency) 사이의 또 다른 역사적인 만남을 원한다”고 썼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어떻게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지 잘 보여주는 소중한 기억”이라고 했고, 또 다른 친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하처럼 그렇게 강력하고 걸출한 정치인과 좋은 관계를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다른 친서에서 ”전 세계가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기를 큰 관심과 희망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성스러운 곳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았던 역사의 그 순간“을 되돌아본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만남은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지칭할 수도 있지만 ‘아름답고 성스러운’ ‘역사의 순간’ 등을 거론한 점을 감안하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의 ‘미니 회담’을 가리키는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아첨에 매혹돼 김 위원장이 그를 ‘각하’로 불렀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썼다고 WP는 전했다.

이와 함께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김 위원장)는 전에는 결코 웃지 않았다. 내가 그가 함께 웃은 유일한 사람”이라고 잘못 자랑을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 김 위원장은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때나 북한 내 시찰 때 관계자들과 웃고 있는 사진이나 영상을 북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하곤 한다.

아울러 2018년 6·12 북·미 정상회담 전에 이뤄진 같은 해 3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판문점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는 모습을 연출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들은 매우 극비”라며 김 위원장의 친서는 공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사진을 1면에 실은 뉴욕타임스(NYT)의 사본을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며 매직펜으로 종이 위에 “위원장, 당신의 훌륭한 사진, 대성공(big time)”이라고 썼다고 우드워드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케미스트리(궁합)’에 대해 “당신이 여자를 만난다. 1초만에 일이 진행될지 아닐지 알 수 있다. 10분, 6주가 걸리지 않는다. 1초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권위주의 지도자와의 관계에 관해 되돌아보면서 “내가 가진 관계들은 재미있다. 그들이 더 거칠고 못되게 굴수록 나는 그들과 더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분노’는 우드워드의 2018년 베스트셀러 ‘공포(Fear)’의 후속작으로 15일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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