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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보물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 예천박물관에 기탁

예천군, 보물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 예천박물관에 기탁

기사승인 2020. 09. 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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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일월 등 180점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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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은 김학동 군수(왼쪽 다섯번째)에게 유물을 기탁하고 기념촬영 했다/제공=예천군
경북 예천군은 보물 제1008호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 46점을 비롯한 180점의 유물을 소장자가 예천박물관에 기탁했다고 20일 밝혔다.

함양박씨 정랑공파는 예천 금당실 입향조인 박종린(1496~1553)을 잇는 가계로, 그의 형제 모두가 문과에 급제하여 ‘향오린(鄕五麟)’으로 불리었다. 박종린은 1532년(중종 27)에 문과에 합격하고, 한림과 홍문관 박사를 거쳐 이조정랑을 역임한 인물이다.

정랑공파 문중 전적은 1989년 8월 1일 보물 제1008호로 지정된 이후 1993년께 소유자 병환으로 예천이 아닌 서울 동대문구, 경기 용인시, 성남시 등으로 보관 장소의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만국전도’의 분실과 회수 등 수많은 고난을 겪은 유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기탁은 1993년 예천을 떠난 지 27년 만에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기탁된 보물은 6대에 걸쳐 117년 동안 쓰여진 일기 ‘저상일월(渚上日月)’을 비롯, 매일 집에서 소요되는 수입과 지출을 적은 가계부 성격의 ‘저상일용(渚上日用)’, 나암(羅巖) 박주대(1836~1912)가 구한말 격변하는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나암수록(羅巖隨錄)’을 볼 수 있다.

또 당나라 시인들의 한시를 조선 전기 목간본으로 간행한 ‘당시고취(唐詩鼓吹)’, 조선 전기 당나라 조정의 책문 75문을 편찬한 ‘당조책림(唐朝策林)’, 중국의 편년체 역사서를 조선 전기 목활자로 간행한 ‘통감(通鑑)’, 1661년(현종 2) 여필(汝弼) 박정설(1612~1693)이 확대 필사한 세계지도인 ‘만국전도’등도 있다.

‘저상일월’과 ‘저상일용’은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137호인 미산고택에서 쓰여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작성된 일기로, 오래전부터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여러 권의 연구서가 발행됐다. ‘만국전도’는 1993년 9월 서울 동대문구에서 도난당한 것을 지난해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이 회수했다. 이 유물은 선교사 알레니(Aleni, 1582~1649)가 1623년 편찬한 한문판 휴대용 세계지리서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실린 ‘만국전도’를 민간에서 확대, 필사한 세계지도다. 현재까지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유물은 올해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예천박물관으로 이관한다.

소유자 박재문씨는 “이번 기탁유물은 집안의 보물이자, 국가의 보물로서 예천박물관에서 안전하게 보존·관리·연구돼 지역의 풍성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예천박물관을 통해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소중한 유물의 도난과 훼손, 멸실 등을 방지하고 우수한 유물의 학술연구와 상설 및 특별전시, 교육 등을 진행해 지역민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외지인에게 우수한 지역 문화자산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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