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디지털 손보사 검토”…교보생명, 악사손보 인수전 완주할까

“디지털 손보사 검토”…교보생명, 악사손보 인수전 완주할까

기사승인 2020. 09. 22.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신창재 회장 '디지털 전환 전략'
교보라이프생명과 시너지 기대
수익성 매우 낮은 자동차 보험
높은 매각가·FI 분쟁 걸림돌
Print
교보생명이 악사손해보험 인수전(戰)에 단독 참여했다. 디지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과 발맞춰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보험업계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비대면 영업채널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올 하반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관건은 교보생명이 인수레이스를 완주할지 여부다. 악사손보가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탓에 인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높은 손해율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다. 다만, 손해보험업에 진출할 수있다는 점에서 악사손보 인수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교보생명이 업계 ‘톱3’ 대형사인 만큼,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빠른 시간에 손보업계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수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악사손보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 18일 프랑스 악사그룹과 매각주관사 삼성KPMG가 진행한 악사손보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애초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신한금융·카카오 등은 불참했다.

교보생명이 악사손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엔 신 회장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 있다. 디지털 손보사의 미래가치 등 여러 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악사손보가 다이렉트 온라인 채널에 특화된 곳인 만큼, 향후 디지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생명과 협업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 차원에서 조직개편 등 중장기 전략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실행중”이라면서도 악사손보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디지털 조직 인력을 재정비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관련 연구용역을 내년 3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이 악사손보를 껴안으면 손보업 진출이 확실시될 전망이다. 최근 초저금리 장기화로 생명보험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손해보험업 진출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미래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과은 물론 디지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과도 윈윈효과를 낼 수있다. ‘교보’라는 브랜드파워를 활용해 어느정도 고객을 끌어 모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하나손보의 사례를 보면 하나금융지주의 시장지배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장점유율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라며 “아직 인수여부는 알 수없지만 지켜봐야할 것같다”라고 밝혔다.

다만 인수전을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악사손보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자동차보험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고객 유인 효과는 크지만, 수익성이 매우 낮아 부담이다. 실제로 악사손보의 상반기 순이익은 6억원에 그쳤다. 또 교보생명은 구 ING생명 인수전, 케이뱅크 출범 등에 참여했지만 막판에 발을 뺀 전례가 많다. 악사손보 인수 자체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디지털 손보사 인수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악사손보의 높은 몸값도 거론되고 있다. 악사손보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간 지분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라든지, 여러 수익성 측면을 고려해 볼 때 교보생명이 본입찰에서는 발을 뺄 수도 있어 여러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2007년 프랑스계 악사그룹에 교보자동차보험를 매각했다. 악사그룹은 교보악사자동차보험에서 2009년 악사손보로 사명을 바꾸고,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치아보험·암보험 등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쳐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