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불법개조 판치는 전동킥보드…규정 없어 단속 미비

불법개조 판치는 전동킥보드…규정 없어 단속 미비

기사승인 2020. 09. 24. 13:5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전문가 "규제 마련 전 스스로 자제해야"
일각 "기존 법안 적용해 처벌 가능" 주장
cats
23일 유튜브에서 ‘전동킥보드 리밋 해제’를 검색하자, 수십개의 해제 방법 영상이 쏟아져 나왔다./출처=유튜브 캡쳐
최근 전동킥보드가 대중화되면서 ‘속도 제한’을 해제하는 불법 개조가 빈번하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는 25km를 넘기지 않아야 하지만 불법 개조를 처벌할 규정은 미비한 상태다. 또한 올해 불법 개조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 유예기간이 있어 방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24일 유튜브 등을 찾아보니 전동킥보드 속도 해제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는 영상, 20여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튜버들은 최고속도를 가장 높게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전동킥보드 내 특정 전선을 자르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었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방법으로 개조한 전동킥보드는 시속 50km 이상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며 “이 같은 불법 개조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현행법상 금지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레이크가 하나뿐인 전동킥보드는 앞바퀴와 뒷바퀴에 브레이크가 있는 자전거와 달리 급정거가 불가능하다”며 “돌발상황이 생기면 그대로 보행자나 차량과 충돌할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교통사고 건수는 2016년 49건에서 지난해 890건으로 3년 만에 18배 이상 증가했다.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안전사고도 함께 급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동킥보드 운전자의 위험성이 큰 만큼 ‘불법 개조’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가 마련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스스로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책임연구원은 “전동킥보드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속도 제한을 두는 것까진 좋았으나, 그 제한이 불법 개조 현상으로 이어질 것은 예상하진 못했다”며 “현상에 맞춰서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는 운전자가 유의하는 수밖에 없다”며 “불법행위를 최대한 단속함과 동시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와 인프라 등도 서둘러 정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현행법을 적용함에 따라 불법 개조를 단속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변호사는 “자동차관리법 3조 5항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는 이륜자동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또한 35조와 79조에 따라 전동킥보드를 불법 개조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의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담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관리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안은 개인형 이동수단을 개조한 자를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