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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독감백신 중단에 ‘백신대란’ 불안↑…“내 돈 주고 맞겠다”

무료 독감백신 중단에 ‘백신대란’ 불안↑…“내 돈 주고 맞겠다”

기사승인 2020. 09. 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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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접종 대상자도 병원 방문…유료 접종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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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독감백신 접종이 중단된 지 3일째인 지난 24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출입구에는 방문자들로 긴 대기줄이 생겨났다./사진=이주형 기자
최근 무료 독감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백신대란’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백신 품질 검사에 돌입했음에도 시민들의 불신을 잠재우진 못한 것이다. 특히 품귀현상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병원에는 유료 접종을 하려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27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교 1학년이 맞는 무료 백신은 안전한지 모르겠다’ ‘고등학생 딸도 무료 접종을 못 기다려서 유료로 접종하고 왔다’ 등의 글이 쏟아져 나왔다. 한 네티즌은 “병원이 오전 9시에 문을 열지만 아이들과 8시40분부터 기다려서 백신을 맞았다”며 “사람들이 몰려 바로 마감될 듯하니 빨리 가시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일부 병원에는 유료 백신을 맞으려는 대기줄이 길게 생기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 24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에는 대기줄이 지하 1층부터 지상 8층까지의 계단을 따라 이어졌다.

그 가운데에는 무료 접종 대상인 저학년 아동, 노부부 등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의원 관계자는 “23일에는 체감상 1000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방문했고, 24일은 오전부터 방문자가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의원을 방문한 신영화씨(42·여)는 “아이가 면역력이 없어서 더욱 걱정된다”며 “사고가 난 백신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접종하려 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차라리 마음 편하게 돈을 주고 접종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왔다”고 토로했다.

강서구 주민인 오광연씨(59)는 “사고가 났으니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사람들도 유료접종을 하러 올 것 아니냐”며 “물량이 곧 바닥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독감 증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사하다는데, 동시에 유행할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사태로 정부의 무료 백신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시민들은 유료 백신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아내와 함께 방문한 조모씨(69)는 “무료 접종이 2주 후에 재개된다고는 하지만 이것도 확실하지 않은 것 같다”며 “백신 500만개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니까 독감이 코로나19처럼 퍼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환절기이기도 하고 나이가 많아서 유료 백신이라도 맞으려고 왔지만, 이것도 썩 믿음직스럽진 않다”고 찝찝함을 드러냈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병원 문의 전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의원 관계자는 “시민들로부터 전에 맞았던 백신에는 문제가 없는지, 중단된 무료 접종이 언제 재개되는지 등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후부터 하루에 200여통의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기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324명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아직 이상 반응을 보이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속적으로 접종자 수를 집계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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