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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7년전 플렉서블폰 내놓은 LG전자, 접는폰은 왜 못 만드나

[취재뒷담화] 7년전 플렉서블폰 내놓은 LG전자, 접는폰은 왜 못 만드나

기사승인 2020. 09. 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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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_WING_video-chat
다음달 5일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LG전자의 ‘LG윙’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이다. 스마트폰의 진화된 사용성에 무게를 두고,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을 선제 발굴해 나가겠다는 LG 스마트폰의 혁신 전략이다. 업계에선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제품은 롤러블폰일 것으로 본다. /제공=LG전자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안 만드는 거죠.”

왜 폴더블폰(접는 폰)을 내놓지 않느냐는 질문에 LG전자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LG전자는 옆으로 돌리는 스마트폰 ‘LG윙’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2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윙은 메인 디스플레이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숨어있던 서브 디스플레이가 나타납니다. 디스플레이 2개를 겹쳐놓은 것으로, 디스플레이 자체의 신기술보단 이형(異形) 폼팩터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죠.

작년엔 듀얼스크린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탈착식으로 된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필요할 때마다 플립 커버에 끼워 화면 2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인데요, 이 폼팩터 또한 기존 시장엔 없던 새로운 모양이었습니다. 이처럼 LG전자는 스마트폰시장에서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플렉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도 LG전자였습니다.

그런데 접는 방식의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죠. 삼성전자는 지난해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선보였고 이어 갤럭시Z플립·갤럭시Z폴드2 모델을 연이어 내놨습니다. 폴더블폰은 중국 업체들도 뛰어든 시장입니다. 지난해 중국 화웨이와 로욜이 각각 첫 폴더블폰 메이트X, ‘플렉스파이’를 출시했습니다.

LG전자는 폴더블폰을 만들지 않는 이유로 시장성과 실용성을 꼽습니다. 폴더블폰의 가장 큰 가치가 큰 화면과 멀티태스킹을 강화하는 것인데, 굳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멀티 태스킹에 대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데 무게를 뒀다는 겁니다. 폴더블폰의 출고가는 200만원을 훌쩍 넘습니다. LG윙 출고가의 두 배입니다.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업체의 폴더블폰 총판매량은 작년 기준 50~70만대라고 합니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약 5억만대)에 비해서 아주 작은 수준이긴 합니다. 이에 LG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에 한계가 있다고 본 겁니다.

시장에선 LG윙은 맛보기이고, 내년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으로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일거에 뽐내려는 거 아니냐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LG전자는 지난 14일 공개한 LG윙 티저영상 말미에 10초가량 롤러블폰을 등장시키면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올해 1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롤러블 TV를 선보인 회사가 폴더블폰을 못 만들겠느냐”며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준비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를 세로 혹은 가로로 접었다 펴는 방식으로, 휴대할 땐 간편하게 했다가 사용 시 화면을 두 배로 늘리는 형태인데요, 롤러블폰은 이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안으로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는 물리적인 외형에 구애받지 않아 화면 크기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접고 돌리고 이제 돌돌 말리기까지 하는 스마트폰 폼팩터 경쟁, 각 제조사들이 내년엔 어떤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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