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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나라 네덜란드 ②철도박물관 ] 왕실 사용 객차·4D 체험관 등 전시관 다양

[박물관의 나라 네덜란드 ②철도박물관 ] 왕실 사용 객차·4D 체험관 등 전시관 다양

기사승인 2020. 10. 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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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기차역에서 철도박물관으로 재탄생
유대인 강제이송 열차도 전시...역사 교육의 장 역할도
철도박물관
네덜란드 아동친화적 박물관 중 높은 점수를 받은 철도 박물관./사진=철도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네덜란드 위트레흐트(Utrecht)의 미피 박물관을 나와 방문한 곳은 철도박물관 (Spoorweg Museum)이다. 미피 박물관에서 도보로 약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철도박물관은 소담한 주택 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원래 19세기 실제 기차역으로 사용되던 말리반스타숀역으로 20세기 이후 철도 노선이 변경돼 사용하지 않게 되자 철도박물관으로 새로 단장했다.

이곳도 미피 박물관(8.9점)과 함께 아동 친화적 박물관 웹사이트에서 10점 만점 중 8.6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 역사를 박물관으로 활용한 철도박물관

철도박물관에 입장하자 19세기의 고풍스러운 저택과 같은 건물이 나타났다. 역사(驛舍)를 복원해 박물관 입구로 사용하고 있는데 2020년에서 19세기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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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철도박물관 입구. 역사(驛舍)를 박물관으로 활용한 고풍스러운 내부가 인상적이다./사진=박희진 헤이그 통신원
철도박물관은 실내 공간은 4~5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자랑한다. 외부 전시공간에는 실제 철로 위에 기차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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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박물관의 안내도. 실제 역사로 사용되던 부지를 박물관으로 변경한 만큼 넓은 공간 여기저기 위치한 기차들이 인상적이다./사진=박희진 헤이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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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박물관 내부 전시장. 탁 트인 공간에 다양한 기차들과 관련 시설들이 전시돼 있다./사진=박희진 헤이그 통신원
철도박물관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기 기관차,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수용소로 수송하던 화물차, 선왕 부부가 여행이나 공무 때 실제 사용한 기차, 초호화 기차여행을 제공하던 ‘오리엔트 특급열차’ 등 다양한 기차들을 전시하고 있다.

먼저 선왕 부부가 실제 사용하던 기차 칸을 살펴봤다. 선왕과 부군은 개인 기차 칸에서 생활했고, 여왕의 수행원들은 여왕과 같은 객실에, 부군의 수행원들은 부군과 같은 객실에 머물며 선왕 부부를 보좌했다고 한다. 각 기차 칸은 응접실·집무실·침실과 수행원 침실·주방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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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 부부의 기차칸을 방문객에게 공개하고 있다./사진=박희진 헤이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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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선왕 부부가 실제 사용하던 기차 내부/사진=박희진 헤이그 통신원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도 등장한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특급열차’

‘꿈의 여행(Droomreizen)’ 전시관에서는 20세기 초호화 기차여행으로 유명한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오리엔트 특급열차’는 프랑스 파리~터키 이스탄불 구간을 초호화 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기차로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여행객들의 식사 메뉴인 샴페인· 랍스터 등으로 이루어진 코스 요리, 화려한 객실 등을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간이 맞으면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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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열차 전시장. 호화로웠던 시절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사진=박희진 헤이그 통신원
◇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야외 전시장

야외 전시장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시설들이 잔뜩 자리하고 있다. 영·유아용 기차(점보 익스프레스)를 타고 미니어처 도시를 여행한 뒤 그 옆에 있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도 있다. 놀이터에서 휴식을 취한 뒤 4D 기관사 체험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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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철도박물관의 점보 익스프레스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사진=네덜란드 철도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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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 체험(DE VUURPROEF)관에서는 4D 체험 기구를 타고 기차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사진=네덜란드 철도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기관사 체험(De Vuurproef)관은 2014년 테마파크 어워드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재미와 지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4D 체험관이다. 방문객들은 기차를 수리하는 기관사의 관점에서 타임머신 기차를 운전하며 기차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체험한다.

우리에게 미국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반란군 지도자 격인 ‘로이 베티’역을 맡았던 배우 룻거 하우어가 시간여행의 나레이션을 맡았다. 실감 나는 그래픽과 적절히 첨가되는 효과 등이 맞물려 실제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박물관에 온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으니 부모님들도 꼭 체험해 보길 추천한다.

◇ 전쟁의 무게를 전시한 열차

철도박물관의 야외 전시장에는 재미를 위한 공간과 더불어 전쟁의 역사를 전시한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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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2차대전시 유대인과 집시들을 수용소로 실어나르던 화물기차/사진=박희진 헤이그 통신원
‘화물칸(BELADEN TREINEN)’이라고 이름 붙여진 기차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유대인과 소수민족 집시를 수용소로 강제 이동시킬 때 사용한 기차다. 설명문에 따르면 약 300만명의 유대인과 집시가 이 기차에 태워져 동유럽 수용소로 강제로 이주당했다고 한다.

이 기차는 2차 세계대전 도중 분실됐다가 종전 후 루마니아에서 발견됐다. 2002년 네덜란드 정부가 수거해 철도박물관에 상설 전시하고 있다. 불편하고 가슴 아픈 진실을 직시하고자 하는 네덜란드의 노력이 느껴진다. 의자 하나 없는 화물칸에 실려 수용소에 수감돼 가스실에서 대량학살된 유대인들과 집시들이 연상돼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이외에도 시대별 다양한 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기차의 작동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전시관, 기차 포스터 및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관, 1960~70년대의 기차 매점을 재연한 커피숍 등 하루가 짧을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박물관이 문을 닫는 오후 5시 아쉬움과 재방문의 기대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 네덜란드 철도 박물관(Spoorwegmuseum)

주소: Het Spoorwegmuseum (the Railway Museum), Maliebaanstation 16 3581 XW Utrecht
웹사이트: https://www.spoorwegmuseum.nl/
관람 시간: 10:00-17:00(월요일 휴관)

* 2020년 10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박물관을 방문하려면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입장료
구분요금
만 3세(36개월) 미만 무료
만 3세 이상  €17.5
박물관 카드 소지자 무료
협력 카드 소지자
(Valid Museum card / ICOM cardholders / BankGiro Loterij VIP Pass) 
무료
철도청 직원 €10.0
주차 요금€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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