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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우아한 형제들 의장)의 ‘빅 피처’는 일본 아닌 아시아?

김봉진(우아한 형제들 의장)의 ‘빅 피처’는 일본 아닌 아시아?

기사승인 2020. 10.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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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베트남 성공 모델 일본시장에 이식, 혁신 및 현지화
시장 공략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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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국내 기업이 공략하기 힘든 국가다. 삼성전자는 회사 로고를 뺀 체 ‘갤럭시’스마트폰을 출시할 정도다. 현대차도 진출했다 철수한 경험이 있다. 일본 진출을 재추진 중인 배달의 민족(배민) 역시 2014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실패의 원인은 나라 자체의 보수성과 높은 내수의 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같은 혁신성,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과 같은 현지화 등이 뒷받침된다면 “언제든 선두가 될 수 있는 것이 일본 시장”이라는 평가도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의장 역시 이 같은 틈새를 파고 든다. 일본에서의 성공은 아시아에서의 성공까지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 포석’임에는 틀림없다.

21일 관련업계 및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올해 배달 음식 시장 규모는 약 3000억 달러 규모(34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관측한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도어대시), 중국(메이투안)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면 무주공산이다. 우버이츠, 딜리버리 히어로와 같은 글로벌 업체와 각국 현지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배달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60억 달러로 중국, 미국, 영국에 이어 4위 규모다. 한국에서 배민은 5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배민은 지난해 6월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진출했으며 현재는 배달 플랫폼 2위를 기록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민과 김 의장은 진출 3개월 만에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확신하고 곧바로 과거 실패한 적이 있던 일본 시장에 재도전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진출은 ‘푸드네코’라는 이름으로 11월 중 시작된다. 회사 상징인 민트색을 그대로 이어가는 대신, 마스코트는 일본 사람들이 친숙해하는 고양이(네코)를 내세워 친근하게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한국과 베트남에서 실시해 호평을 받은 ‘B급 감성 마케팅’이다. 배달의 민족은 우리나라에서 2014년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시작으로 ‘오늘은 치킨이 땡긴다’, ‘OOO도 우리민족이었어’등의 온라인 및 TV 캠페인 통해 젊은 층의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다.

베트남에서는 시장가방과 세벳돈 봉투가 결정적이었다. 현지 법인은 ‘세뼘짜리 가방(전래동화에 나오는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에코백을 출시했다. 세뱃돈 봉투에는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와 같은 문구를 새겨 넣었다. 속으론 말하고 싶지만 겉으론 말하지 못하는 문구를 새긴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들은 나오자마자 베트남 인플루언서가 SNS에 들고 나올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일본에서도 배민은 한국과 베트남에서의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기업에게 배타적이라는 것만 빼면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다. 높은 인구밀도와 그에 따른 교통 체증, 비슷한 식습관, 활성화 된 젊은 층의 SNS 등으로 한국에서의 성공모델을 이식할 수 있는 국가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 배민의 판단이다. 여기에 단순히 배달 플랫폼에 그치는 것이 아닌 ‘배민 아카데미’처럼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까지 도입한다면 다른 업체와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사업자가 성공한 사례도 분석했다. 바로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 넥슨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 레볼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혁신과 함께 현지화를 이뤄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일본 배달 시장 1위 업체는 우버이츠다. 이 업체는 일본 외에도 다수의 동남아 국가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만 확실한 선두 배달 업체가 있는 한국, 중국과는 달리 일본과 동남아는 다수의 글로벌 업체와 토종 업체들이 얽히고 설켜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교롭게도 배민이 진출한 국가들은 △빠른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한국) △발달된 오토바이 문화(베트남) △보수적이고 배타성 강한 소비자(일본)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배달 업체로서는 상당한 난이도가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배달의 민족이 한국과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일본 공략에 성공한다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전역의 진출도 가능하다. 여기에 딜리버리 히어로와 합병이 성사될 경우, 아시아에서의 입지 구축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도 있다. 즉 규모가 커진 만큼 미국과 중국과 같은 거대 시장에서 독점 중인 업체들과 맞붙을 수 있는 기회도 열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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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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