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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칼럼] 북한과 중국의 동상이몽

[여의도 칼럼] 북한과 중국의 동상이몽

기사승인 2020. 10. 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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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에는 입장 같으나 화합은 쉽지 않을 듯
북한과 중국은 외견적으로는 상호 혈맹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굳이 다른 사례를 꼽을 필요도 없다. 70년 전의 한국전쟁 당시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참전한 사실만 거론해도 바로 증명이 된다. 이른바 중국의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지원함)’로 불리는 이 전쟁 참전으로 중국 역시 많은 희생을 치렀다. 공식적으로만 14만명이 전사했다. 한국군 전사자 13만여명보다 많다. 미군 전사자 3만6000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중국은 더구나 ‘항미원조’로 인해 당시 국가 원수였던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이 전사했다는 소식도 들어야 했다. 전사자 일부는 지금도 한반도 내의 산야에 묻힌 채 무주고혼이 돼 있다. 영원히 귀환하지 못할 비운의 영혼들도 없으라는 법이 없다. 반면 북한의 경우는 이 전사자들 상당수를 발굴, 평양에 가까운 평안남도 회창에 안장한 후 잘 관리하고 있다. 묘역은 열사능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이 무척 고마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피로 맺어졌다고 볼 수 있는 북·중 관계는 한때 소원해진 바 있었다. 1992년 이뤄진 한·중 수교에 북한이 배신감을 느끼고 중국을 의도적으로 멀리 한 탓이었다. 중국 역시 아쉬울 것은 없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무려 7년 동안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얼굴조차 마주하지 않은 사실은 이런 중국의 입장을 잘 말해줬지 않나 보인다. 2018년 이후 지금까지는 서로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에 연합해 대응할 필요성 때문에 무려 네 번이나 만나는 파격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런 북한과 중국이 최근 또 다시 혈맹답게 이심전심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항미원조’ 70주년 기념일인 25일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행사들을 성대하게 개최하고 있는 것. 우선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필두로 하는 당정 최고 지도부가 인민해방군이 실제로 참전을 개시한 19일 베이징의 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항미원조’ 70주년 기념 전시회를 찾으면서 먼저 분위기를 띄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는 크고 작은 관련 행사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방송의 경우는 ‘항미원조’를 주제로 한 드라마들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김정은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 인민해방군 지원군 묘역에 헌화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북한은 21일 중국에 화답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정 고위급 상당수를 이끌고 마오안잉이 묻혀 있는 회창군의 묘역을 참배한 것이다. 아무리 7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는 해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중국 언론이 “북·중 친선은 영원하다.”라는 찬사를 보낼 만도 하지 않을까 보인다.

하지만 북·중 관계를 보다 깊이 들여다보면 얘기는 상당히 달라진다. 솔직히 양측이 혈맹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게 된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평소 “일본은 100년의 적이나 중국은 1000년의 적이다”라고 말한 사실을 상기해도 좋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수년 전 시 주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보고를 듣고는 주변 측근들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했다는 소문까지 더할 경우 양측이 혈맹이라는 말은 어째 생경하게 들린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세상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말이 있다. 북한과 중국 역시 이런 상황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니 어쩌면 국익 때문에 서로를 필요로 하는 만큼 언제인가는 서로 안면을 바꿀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해야 한다. 동상이몽이라는 말은 현재의 북·중 관계를 설명할 때 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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