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저개발 지역의 풍경을 소재로 삼는다. 낯선 환경에서의 경험이 작업의 동인이 된다. 자신이 목격한 장면과 일어난 사건, 다양한 감각적 경험이 회화 소재가 된다.
‘부엉이 숲’은 프랑스 브르타뉴에서의 경험을 소재로 한 회화다. 밤마다 숙소 뒤편의 숲에서 헤아릴 수 없는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어두운 밤에는 시야가 제한되고 다른 감각이 곤두선다. 축축한 숲 속의 부엉이 울음소리가 마치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듯 울렸을 것이다. 무리지어 쏟아지는 젖은 나뭇잎이 화폭을 가득 메운다.
추상적인 붓질 뒤에 부엉이 여섯 마리가 숨어 있다. 형태가 유령처럼 언뜻 비친다. 작가는 오직 소리로 짐작하고, 어렴풋한 형상들을 화면 속에 그려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