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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실업위기’에 처한 독일의 산타클로스들

코로나19로 ‘실업위기’에 처한 독일의 산타클로스들

기사승인 2020. 11. 1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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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
하이델베르크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 산타클로스 배우들의 주 무대가 되는 크리스마스마켓이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면 취소됐다./출처=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독일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각종 크리스마스 행사를 취소하고 모임과 소규모 행사까지 제한함에 따라 전문 산타클로스 배우들이 실업 위기에 몰렸다.

뉴스 전문채널 NTV는 15일(현지시간) 예정대로였다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을 독일 전역의 산타클로스 전문 배우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실업자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1월 한 달 부분 봉쇄령에 들어갔으며 12월로 계획됐던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은 모두 취소한 상태다.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전문 이벤트 회사 헨커트는 “부분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연일 새로운 일일 신규 확진자수를 기록하는 현 상황으로 볼 때 행사 및 모임제한은 크리스마스 시즌 이후까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타클로스 배우들은 물론 이벤트 기획과 대여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 역시 연말 호황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특성상 마스크를 쓰거나 아이들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힘든 직업이기에 대안을 찾기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30년간 매년 짧게는 4주에서 길게는 6주 동안 연말에 산타클로스 전문 배우로 일해온 윌리 다멘은 “올해 예약된 모든 행사가 취소되면서 그간 산타클로스 역할을 위해 정성껏 길러오던 수염도 잘라버렸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성 니콜라우스
산타클로스의 기원인 성 니콜라우스. 독일은 12월 6일 성 니콜라우스일(Nikolaustag)을 맞아 붉은 대주교 모자와 망토를 두른 성 니콜라우스가 선물주머니를 들고 아이들을 방문한다./출처=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 성 니콜라우스와 산타클로스, 두 가지 역할을 소화하는 독일의 산타들

독일 산타클로스의 공식 행사 일정은 한국보다 이른 12월 6일에 시작한다. 산타클로스의 원형인 성 니콜라우스를 기리는 이날, 아이들은 다양한 장소에서 성 니콜라우스를 맞이하고 양말 속에 든 선물을 받는다.

하얀 수염을 풍성하게 만든 후 붉은 옷을 입고 지팡이를 든 모습으로 분장한 배우들은 유치원과 학교 등을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파티를 즐긴다.

백화점, 마트, 놀이터, 극장, 영화관, 각종 스포츠행사나 마을 축제 및 주말 장터는 물론 개인 파티나 중·소규모 기업 행사에서도 전문 산타클로스 배우들의 활약이 이어진다.

그들은 화려한 불빛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둘러싸인 독일의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특히 큰 주목을 받으며 주인공 역할을 맡는다.

헨커트는 성 니콜라우스날부터 시작해 대중적인 산타클로스 역할도 겸하는 독일의 산타들은 활동 기간이 길고 행사 범위는 넓어 많은 단역 배우들이 1년 중 한 달간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방역을 조건으로 최대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에이전시도 있다.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크리스마스 에이전시 블랑크앤빌(Blank&Biehl)은 “FFP2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대한 수염으로 마스크를 가린 후 모든 사람에게 장갑을 끼게 하는 조건으로 산타클로스 렌탈 홍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이벤트 문의 건수는 작년의 1/4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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