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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4수에도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 실패…“시기상조?”

KB금융 노조, 4수에도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 실패…“시기상조?”

기사승인 2020. 1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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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간섭 우려" 이사회 거부감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재추진 가능성 커
노동조합이 은행 경영에 참여하려는 시도는 또다시 무산됐다. KB금융그룹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2명은 주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번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그룹이 추진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적합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7년 이후 KB금융 노조의 4번째 도전이지만 이번 역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은행권 노조 추천 이사제는 아직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노조 추천 이사제 관련 움직임이 있다. 이 때문에 이사회를 통한 노조의 경영 참여가 민간 은행보다는 국책은행에서 먼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노조 추천 인사의 이사회 입성은 지난 2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 문턱을 넘지 못해 실패로 돌아갔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7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이후 이번이 4번째 도전이다.

우리사주조합은 “KB금융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주주들의 찬성표를 받지 못했다.

사실 우리사주조합 추천 후보들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KB금융 이사회가 이들의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한 데 이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며 반대를 권유했었다. 또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이들 후보의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었기 때문이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 역시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이유로 ESG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KB금융은 각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어, ESG 경영 전문성 강화를 위해 추천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 추천 이사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KB금융 노조의 시도가 무산되자, 은행권에서는 도입이 아직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라며 “노조의 경영 간섭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은행에서도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과 관련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2월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선임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월 노조와 경영진이 노조 추천 이사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 일부 사외이사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시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과 달리 기업은행은 경영진과 노조가 일정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면서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금융위원회에서 선임하기 때문에 실제 도입으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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