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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에 맞서는 윤석열의 검찰개혁 ‘공판중심’…“검사의 배틀필드는 법정”

추미애에 맞서는 윤석열의 검찰개혁 ‘공판중심’…“검사의 배틀필드는 법정”

기사승인 2020. 11. 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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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일선 검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검찰개혁의 비전은 ‘공정한 검찰’”이라며 수사 구조를 ‘공판중심형’으로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법무부발 감찰 압박 속에 검찰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추미애표 검찰개혁’에 맞대응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총장은 이날 정오 대검에서 ‘공판중심형 수사구조 개편 방안’을 시범실시 중인 대구·부산·광주지검 검사 6명과 대검 형사정책담당관 3명 등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윤 총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업무시스템도 변경돼야 한다”며 “소추와 재판은 공정한 경쟁과 동등한 기회가 보장된 상태에서 당사자의 상호 공방을 통해 진실을 찾아가는 것이므로 수사 역시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으로서 공판중심형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검사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검찰개혁의 비전은 ‘공정한 검찰’이 돼야 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적극적 우대조치’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서로 배려 소통을 통해 활기차게 일하고 본분에 충실해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검 관계자는 “이날 윤 총장이 과거 조서 작성 중심 수사에서 앞으로 공판정에서 어떻게 증거를 효율적으로 현출시키느냐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을 당부했다”며 “오찬 간담회 이후 검사들은 4시간에 걸친 회의를 진행하고, 대검은 회의 결과 등을 토대로 조속히 ‘공판중심형 수사구조’ 표준 모델을 일선 청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판중심형 수사구조는 그간 윤 총장이 공개석상에서 꾸준히 강조해 온 검찰개혁 방향 중 하나다. 그간 윤 총장은 자신이 일선 검사 시절이던 경험을 토대로 “검사의 배틀필드는 조사실이 아니라 법정”이라고 말하는 등 법정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앞으로 두 차례 더 일선 검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인 윤 총장의 행보를 놓고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지휘권 박탈’ 등으로 잃어버린 검찰 수장의 존재감을 회복하는 동시에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묵묵히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추진안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윤 총장이 생각해온 검찰개혁의 방향을 일선에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A변호사는 “수사지휘권 박탈 등 문제로 사실상 윤 총장이 현재 할 수 있는 것들이 간담회 개최 등으로 제한돼 있다”며 “추 장관의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향에 맞대응해 검찰의 자체 개혁 의지를 피력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의 방향에 대해 일선에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총장의 행보와는 별개로 법무부 감찰관실은 이르면 이번 주 윤 총장 측에 감찰 대면조사 일정을 재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9일 1차 대면조사가 무산된 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윤 총장에 대한 대면조사 의지를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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