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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의 스몰 LG, ‘1등 DNA’ 새로 심는다

구본준의 스몰 LG, ‘1등 DNA’ 새로 심는다

기사승인 2020. 1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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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서 독립…'신설지주' 설립
하우시스 등 자회사 5곳 분리
핵심 계열사, 연매출 10조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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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3세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또 다른 LG가 시작됐다.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 5개사를 LG그룹에서 떼내 새 지주사를 설립, 내년부터 본격적인 독자경영에 들어간다. 구본준 고문이 거느리게 될 5개사 매출은 지난해 기준 총 19조5400억원에 달한다. LG그룹에 30년 넘게 몸담아온 구본준 고문은 LG전자 대표이사, LG상사 대표이사 등 부임하는 곳마다 성과 지표를 바탕으로 한 ‘1등 DNA’를 심어왔다. 당시 업계에서 LG전자 직원들이 싸움닭으로 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LG에 독한 승부기질을 주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 분리를 통해 그의 승부욕 강한 경영스타일이 곳곳에 시도되고 적용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구본준 고문의 ‘스몰 LG’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구 고문은 지난 26일 이사회 의결로 ㈜LG의 13개 자회사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5개사를 이끌고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해 홀로서기에 나선다. LG신설지주는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를 두고, LG상사 산하의 판토스를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형태다.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는 구본준 고문과 LG상사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송치호 고문이 맡는다.

LG상사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는 조카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전자·화학 중심의 LG그룹에서 독립적이고 사업 연관성이 적은 계열사를 골라 지배구조에 가장 덜 부담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해야 서로 경쟁하거나 의존하는 관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자 승계와 형제 독립 경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LG그룹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다툼과 분쟁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구 고문이 이끌 핵심 계열사인 LG상사는 연매출 10조원 안팎이며 사업 부문별 매출은 인프라 51%, 물류 39%, 자원 10%로 구성된다. 특히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가 최근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물류사업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30여 년간 LG그룹 해외 물류를 도맡아오면서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해 잡음이 계속돼 왔다. 구 고문이 판토스를 경영하게 되면 LG전자 등은 일감몰아주기 문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만든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3조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기록했다.

구 고문은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인화’를 앞세워 갈등을 피하는 모습이 일상화된 LG전자가 삼성전자와 ‘3D TV 전쟁’을 벌인 것도 구 고문이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았을 때였다. 그는 1985년 금성반도체 부장으로 입사한 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지난 32년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에 몸담으며 강한 리더십을 보여왔다. 그는 2010년 실적부진의 늪에 빠진 LG전자의 수장 자리에 올라 줄곧 ‘스피드’와 ‘실행력’을 주문해왔다. 당시 “강한 자신감과 싸움닭 같은 투지만 있다면 어떤 승부도 이길 수 있다”며 “시장을 주도하고 게임의 법칙을 지배할 수 있는 경쟁력을 되찾자”고 강조했다. 앞서 2007년 LG상사 대표이사 시절엔 취임 당시 584억원이던 영업이익을 2009년 1615억원까지 늘렸다.

구 고문은 각 계열사의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분리 계열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및 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승부사 기질의 구본준 고문은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두루 거치면서 공격적으로 사업과 시장을 확대해왔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무조건적인 공격경영보다는 미래에 도약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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