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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과 따로 노는 정부의 부동산 인식

[사설] 국민과 따로 노는 정부의 부동산 인식

기사승인 2020. 12. 0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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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예전 가격대만을 생각하다가는 낭패 보기 일쑤다. ‘작년에 봤던 그 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서울 지역 중저가 아파트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저가 아파트의 평균가격마저 5억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서민과 사회초년생의 ‘내집 마련’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전세대란으로 치부될 만큼 전셋값도 폭등세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6069억원으로 전달보다 2390만원이나 올랐다. KB국민은행이 2011년 6월 이 통계를 공표한 이래 최대상승폭이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근로자의 연봉 추정치 2154만3720원보다 많다. 지난 8월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한 새 임대차법이 이런 전세난을 부추겼다.

각종 부동산 규제대책 탓에 강남과 강북의 상승률 역전 같은 현상도 벌어진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강북권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12.79%로 강남권 평균상승률 10.56%을 앞질렀다.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3월까지만 해도 강남의 상승률이 강북보다 높았다. 하지만 4월부터는 대출규제가 덜한 중저가 아파트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강북이 강남을 앞질렀다.

이런 상황을 두고 지난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서울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심리 진정세가 주춤하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빨리 알아들을 수 없는 이런 표현은 집값 상승의 불안한 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애써 외면하려는 심리의 발로라는 말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전 정부 탓이라거나 “아파트는 빵이 아니어서” 공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핑계에 이어 이런 표현도 빈축을 샀다.

집값 불안에 서민들은 애가 타는데 정부 관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기대에 못 미치는 어설픈 공급대책으로는 집값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세종시 이전으로 생길 여의도 국회부지 10만평에 공원과 아파트가 결합된 아파트 단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참신한 발상이다. ‘좋은 정책’이라면 누가 제안했든 적극 검토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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