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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가팔라진 은행 점포 ‘살빼기’...업무강도 심화 우려도

코로나에 가팔라진 은행 점포 ‘살빼기’...업무강도 심화 우려도

기사승인 2021. 01. 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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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확산 속 점포통폐합 가속
5대 은행, 1년새 영업점 237개↓
점포당 평균 직원수 일제히 감소
"일거리 늘어나 업무 피로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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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중 영업점 1000곳 이상 운영하고 있는 곳은 NH농협은행 한 곳만 남았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80개에 가까운 점포를 정리하면서 영업점 수가 1000곳 이하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대 은행에서만 240여 개 점포가 사라졌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추진하고 있는 이들 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흐름 속에서 ‘영업점 다이어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5대 은행은 올해에도 영업점 통폐합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피로도나 업무강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운영하는 영업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423개로 1년 전과 비교해 237개가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작년 한 해 동안 79개 점포를 정리하면서 5대 은행 중 가장 많은 영업점이 사라졌다. 이어 하나은행(73개), 우리은행(54개), 신한은행(17개), 농협은행(14개) 순이다.

감소폭을 보면 하나은행이 가장 크다. 2019년 724개이던 점포가 지난해 말 651개로, 10.08%나 줄었다.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00곳 이상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는 농협은행(1121개)과 비교해 60% 수준에 그친다.

농협은행은 이들 은행과 달리 농촌 지역에서도 영업점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영업점 통폐합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올해에도 영업점 다이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올해 점포 운영 계획 수립 전인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은 2월까지 26개 영업점을 정리한다. 국민은행이 20곳, 신한은행 3곳, 하나은행 2곳, 우리은행도 1곳을 정리한다.

이처럼 은행권이 빠른 속도로 영업점 다이어트에 나선 것은 디지털금융 확산에 더해 코로나19발 언택트 흐름이 영업점에 대한 필요성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모바일뱅킹 앱에서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영업점 비용 줄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창립 12주년 기념사를 통해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확대되면서 고객 접점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변화의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면서 “영업점과 모바일, 인터넷, 상담센터 등을 옴니채널화 해, 고객이 어느 채널을 이용하더라도 불편함이 전혀 없도록 금융플랫폼을 만들어가겠다”고 그룹의 채널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은행권은 영업점 운영 전략도 새롭게 짜고 있다. 인근 점포를 통합해 거점점포로 활용하는 동시에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성서종합금융센터와 신한은행 종로중앙금융센터, 하나은행 종로금융센터 모두 인근 영업점을 통합해 만든 대형화 점포이다.

문제는 이들 은행이 빠르게 점포를 통폐합하면서 은행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와 강도는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잦은 영업점 통폐합이 진행되면서 은행 직원들도 재배치가 수시로 발생해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 영업점당 평균 직원 수를 보면 신한은행이 10명으로 가장 적었던 반면 하나은행이 13.4명으로 가장 많았다. 농협은행은 12.01명,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각각 11.4명과 11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지점 평균 직원수가 가장 적다는 것은 생산성이 좋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업무강도가 타 은행에 비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하나은행의 지점당 평균 직원수가 많은 것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영업점 통폐합이 많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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