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 이어 룩소프트 합작사 출범
고객사 다변화로 인지도 확보 주력
車부품 삼각편대 세워 캐시카우 육성
전문가 "2023년 후 실적성장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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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의 전장사업 사랑은 올해부터 구체적인 성과로 드러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2곳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피워트레인, 전장용 소프트웨어, 램프 등 전기차 3각 편대를 완성한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진두지휘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이끌어내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전기차 부품 통합 솔루션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구 회장의 구상이다.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글로벌 네트워크, 영업 노하우를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돌파한다는 LG의 전략에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1’에서 스위스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설립한 합작법인 ‘알루토’가 오는 27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CES 2020’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연지 1년 만이다. 구 회장은 LG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룩소프트의 글로벌 영업채널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
알루토 초기 자본금 규모는 40억원이다. LG전자는 이중 지분 51%를 확보했다. 알루토는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업을 맡는다. LG전자 ‘웹 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헤드유닛,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RSE) 등을 포함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알루토 설립을 통해 구 회장이 계획했던 LG전자 전장사업의 세 축을 세우게 됐다. 구 회장은 2019년 12월 자회사 ZKW에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사업 이관을 시작으로 전장사업을 차츰차츰 분리했다. 앞으로 전장용 소프트웨어,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차량용 램프사업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콕핏, 중앙정보디스플레(CID) 같은 소프트웨어는 알루토와 VS사업본부가 맡는다.
모터, 인버터 등을 생산하는 전기차 하드웨어 파워트레인은 본래 VS사업본부의 그린사업부에서 맡았으나,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따로 키운다. 마그나 고객사는 BMW, 폭스바겐, 다임러, 크라이슬러, 포드, GM 등으로 LG전자는 유럽·미국시장에서 독보적인 마그나의 영업망을 흡수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 생산의 필수 부품인 전기구동시스템을 LG전자가 우선적으로 공급받는 수혜도 생긴다. 합작법인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임직원 1000명 규모로, 오는 7월 출범한다. VS사업본부 4000여 명 중에 일부 인원이 이동한다. LG전자 관계자는 “VS사업본부가 전담했던 전장사업을 분야별로 나눠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전장사업이 LG전자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전과 TV 사업을 잇는 핵심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VS사업본부의 경우 수년간 매출 5조원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6조원 후반대로 증가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 분석 보고서를 낸 IBK투자증권은 VS사업본부가 지난해 4분기 역대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긴 뒤 올해 매분기 2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의 핵심은 전기차 부품 수주 채널이 미국 중심에서 유럽과 중국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적 변화는 2023년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