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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1’ 강조하는 CJ그룹, CJ푸드빌·프레시웨이 합병 카드 꺼낼까?

‘넘버1’ 강조하는 CJ그룹, CJ푸드빌·프레시웨이 합병 카드 꺼낼까?

기사승인 2021. 0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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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뚜레쥬르 매각 임박에 캐시카우 부재 우려
성장동력 확보 위한 흡수합병 많은 그룹 특성 고려될 가능성
식자재·급식 사업하는 CJ프레시웨이, 대안될 수도
CJ 푸드빌 사업부문별 매출 추이
CJ그룹이 CJ푸드빌에 대한 계열사 흡수 합병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뚜레쥬르 매각이 이르면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CJ푸드빌이 빕스를 중심으로 하는 외식사업만으로 기업 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CJ푸드빌의 독자 생존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CJ그룹 내 계열사가 흡수합병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CJ푸드빌 측은 이런 관측에 일단 선을 그으며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그룹에서는 CJ푸드빌 사업과 관련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가 강조하고 있는 ‘넘버 원’ 경영 기조와 CJ푸드빌의 현 상황이 부합되지 않는 것도 상당 부분 이런 고민을 갖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IB업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을 흡수합병 시나리오는 CJ제일제당보다 CJ프레시웨이가 흡수합병하는 시나리오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햇반·비비고 등 가정간편식(HMR) 등 제품 중심 사업과 그린바이오 등 신수익 사업을 펼치고 있는 반면, CJ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의 식자재 공급 사업과 학교·병원 등의 급식사업, 그리고 밀키트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어 CJ푸드빌과의 시너지를 더 기대할 수 있어서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을 통한 수익이 영업이익의 90%를 넘게 차지한다. 2019년 기준으로 식자재 유통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55.5%, 단체급식부문은 37.6%에 달했다. 지난해 CJ프레시웨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향후 기업형 식재 수요 증가와 지방 중소 식자재유통업체와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모델 확대로 시장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비수익 사업장 정리와 수익성 위주의 신규수주, 외식경로 사업부 집중화, 도매유통 사업부 비중 축소 등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할 계획인 만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다.

지난해 CJ프레시웨이의 영업이익률은 0.13%로 2019년보다 1.59%포인트(p) 하락했지만, 기업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마진율은 지난해 12.2%로 전년 대비 5.28%p 높아졌다.

상장사인 CJ프레시웨이가 비상장사인 CJ푸드빌을 흡수합병할 경우 큰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2019년 기준 CJ프레시웨이의 자산총계는 1조3215억원, CJ푸드빌은 7039억원이다. 뚜레쥬르 매각이 완료되면 자산규모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사업부문으로 CJ푸드빌을 흡수할 경우 식자재 유통부문과 밀키트 제품 판매 등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아직 IB업계와 그룹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CJ그룹은 CJ푸드빌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외식사업은 외식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테스트 역할을 해 왔지만, 시장이 변하고 있다”며 “사실 앞으로 (CJ푸드빌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이런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는 CJ그룹 경영 스타일이 기업을 3자에게 통으로 매각하는 움직임보다는 사업부문 일부를 떼어내 매각하거나, 재무적으로 불안정한 계열사와 수익성이 안정화된 기업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그룹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오쇼핑과 CJ E&M 합병과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를 매각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주력사업이 아닌 이상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을 통한 신규투자는 매우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CJ푸드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617%에 달한다. 차입금 의존도 또한 52.4%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아졌다. EBITDA는 2019년 기준으로 860억원 수준이지만, 이 또한 뚜레쥬르가 매각되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CJ푸드빌은 코로나19 여파에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4673억원을 기록, 전년(8608억원) 대비 45.7% 급감한 상태다. 4분기에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은 만큼 매출 감소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흡수합병 시나리오를 부인하고 있는 CJ푸드빌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매장 리뉴얼 및 구조조정, 언택트 사업 강화 등으로 위기를 넘기겠다는 복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일각에서 외식사업만 갖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맥도날드·아웃백스테이크 등 브랜드 자체가 한 기업인 곳도 있다”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과 언택트 시대에 맞게 체질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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