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혁신' 시험 무대로 부상…신기술 테스트베드 낙점
"미래車 투자↑·규제↓ 싱가포르…현지 공략 본격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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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다음 주 중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건립 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회장 취임 이후 첫 해외 경영 행보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외 출장을 자제한 지 11개월여 만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싱가포르 출장 계획을 검토 중이며, 코로나19 등 변수가 있어 최종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 회장이 지난해 말 새 ‘2025 전략’을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도약을 선언한 만큼 동남아 시장 공략의 전략적 요충지인 싱가포르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월 착공을 시작한 HMGICS는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서비스까지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연구·실증하는 개방형 혁신 기지다. HMGICS는 싱가포르 주롱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약 1만3000평), 연면적 9만㎡(약 2만7000평), 지상 7층 규모로 추진되며, 내년 말 완공하는 게 목표다. 건물 옥상에는 고속 주행이 가능한 620m 길이의 시승용 ‘스카이 트랙’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착륙장,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패널 등이 설치되며, 내부에는 다양한 고객 체험 시설, 연구개발(R&D)과 사무를 위한 업무 공간, 소규모 제조 설비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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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를 동남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낙점한 가운데 업계에선 올해 초부터 그룹 체질 개선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정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대기오염 악화로 골머리를 앓던 싱가포르 정부가 최근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보급과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 육성에 시동을 건 만큼 정 회장의 이번 싱가포르 방문을 계기로 현지 시장 진출에 대한 청사진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가 내연기관차의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과징금을 강화하고 국토의 10분의 1가량을 자율주행 시험 구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데다 시장 진입장벽이 여타 신흥국 대비 낮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으로선 매력적인 선택지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부 차원에서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전동화 전환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으로선 최적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싱가포르가 갖춘 지리적 이점과 낮은 규제 장벽을 활용한다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뿐 아니라 다양한 모빌리티를 통해 현지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