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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은둔 경영’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유튜브 출연한 까닭

[취재뒷담화] ‘은둔 경영’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유튜브 출연한 까닭

기사승인 2021. 01. 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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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으로 찍는 게 도전이고, 처음 출연이라 좀 긴장되는군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요즘 유튜브를 통해 대중 앞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동영상의 타이틀은 ‘박현주 회장과 함께하는 투자미팅’입니다. 세간의 관심은 뜨거운데요, 이례적인 일이어서죠. 공식 석상에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 박 회장의 이름 앞엔 ‘은둔의 경영자’란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그런 그가 어떤 모습으로 무슨 말을, ‘왜’ 하려는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죠.

유튜브 속 박 회장은 대중과의 멀었던 거리만큼이나 ‘할 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스물 한 살 대학생 때 주식을 시작해 월급쟁이 시절 인생 경험부터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 반도체와 자율주행차 등 국내외 주요 산업 트렌드 등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자신의 식견을 풀어놓았습니다. 동영상은 지난 14일부터 50분 안팎 분량으로 사전 촬영한 뒤 편집해 자사 유튜브 채널에 순차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첫회 영상만 조회수가 현재 30만회를 넘어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죠.

박 회장의 ‘온라인 외출’이 상징하는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경영 방향성을 읽을 수 있어서죠. 코스피 3000시대, 증권사의 최대 수익 타깃은 개인투자자입니다. 주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타사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오너’로서 직접 팔을 걷어붙여 WM 비즈니스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자사 상품인 ETF(Global X China Semiconductor ETF) 소개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또, 고객과 소통 면의 접점으로 유튜브 채널을 선택함으로써 디지털라이제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한 거죠.

업계 안팎에서도 반응은 나쁘지 않습니다. 업계 ‘맏형’이자 ‘투자의 귀재’로도 알려진 그이기에 “코스피 3000 시대 ‘무조건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은 시의적절했다”라는 평가입니다. 박 회장은 “절대 타이밍에 사지 말고, 핫템퍼(Hot temper·급한 성격)가 되면 안된다”며 분산투자와 장기투자의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박 회장의 유튜브 출연이 지속될지는 현재로선 그룹 내부에서도 명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국내 경영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계획에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겸 GISO(글로벌 투자전략 고문)직을 맡아 국내 경영은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맡긴 상태입니다. 영상 시청자들 일부는 “그동안 언론 노출이 적었는데, 앞으로 자주 강연도 하시고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박 회장의 ‘오너 마케팅’이 금투업계에 변화 바람을 일으킬지, 이번 ‘도전’으로 은둔 경영 이미지를 벗고 ‘대중과 소통하는 그룹’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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