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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년 만에 최고치...건설사 해외수주 가뭄에 단비?

국제유가 1년 만에 최고치...건설사 해외수주 가뭄에 단비?

기사승인 2021. 02. 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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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외수주액 36억 달러... 전년比 59% 감소
작년 1월 이후 WTI도 60달러선 처음으로 넘어
발주처 재정 여건 회복세... 코로나 상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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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유가에 건설사들이 들떠 있다. 국제유가가 중동 산유국의 재정균형 유가 수준에 도달하면서 미뤄졌던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는 연초 해외수주 가뭄에 고민하던 건설사들에게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의 누적 해외 수주 계약금액은 35억955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안마당인 중동지역의 수주금액은 11억9574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9%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가 1년간 지속되면서 당초 예정됐던 해외 사업지의 발주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의 무서운 상승세는 해외수주 급감으로 초조했던 건설사들의 시름을 날려 보냈다.

22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4.10% 폭등한 61.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만기인 3월물은 61.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넘은 것은 작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더구나 미국에 불어닥친 한파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건설업계 입장에서 60달러대의 유가가 중요한 이유는 주요 발주처인 중동 산유국의 재정균형 유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재정균형 유가란 산유국 정부가 자산매각, 자금 차입 없이도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유가 수준을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재정균형 유가는 이란 57.2달러, 이라크 56.2달러, 쿠웨이트 47.1달러, 아랍에미리트 61.7달러 등이다.

국제유가가 재정 균형 유가를 돌파하면서 올해 건설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마킷은 올해 세계건설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1% 성장한 11조9000억 달러로 전망했다. 해외건설협회 역시 올해 중동 건설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1.7% 성장한 479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유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본격적으로 돈 풀기에 나설 것이라고 봐서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는 탈석유경제체계 추진 및 경기 부양을 위해 133억 달러를 토목·건축, 민생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카타르도 가스전 사업과 함께 2022년 월드컵 추진을 위해 1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추진한다. 이런 추세는 다른 산유국들도 확대될 전망이다.

중동 국가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해외건설 사업에 긍정적인 요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국가 중 첫 번째로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 접종에 나섰으며, 아랍에미리트도 중국 백신 등을 도입해 접종을 시작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으로 발주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남은 건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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