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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씨티은행 철수설, 놀랍지 않은 은행권

[취재뒷담화]씨티은행 철수설, 놀랍지 않은 은행권

기사승인 2021. 02.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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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한국씨티은행의 철수설이 돌고 있습니다. 글로벌 은행인 씨티은행이 한국 시장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것이죠, 다만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크게 놀라지 않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한국은 은행업을 영유하기 힘들다는 반증 아니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한국씨티은행의 철수설은 씨티그룹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블룸버그는 씨티그룹이 한국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물론 한국씨티은행이 철수설에 시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더구나 한국씨티은행은 이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강력한 부인을 하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실적 부진 등을 감안하면 되레 철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예견된 결과가 아니겠냐는 반응도 나옵니다.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와 더불어 최근에는 배당 자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등 관치금융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금융당국의 이 같은 행태가 한국 금융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매금융은 이미 국내 시중은행들이 주름잡고 있어 외국계 은행들이 장벽을 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 지난 2019년 예수금 및 대출금 기준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20% 내외를 기록 중인데 반해 한국씨티은행은 2% 내외 수준을 맴돌고 있습니다. 한국 금융시장은 저성장, 저금리 및 인구 고령화 등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3년 HSBC가 국내 소매금융에서 손을 뗀 것도 결국 국내 금융시장이 별로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 아니겠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물론 아직 한국씨티은행의 철수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앞서 그랬던 것처럼 그저 소문에 그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금융중심지를 육성하겠다고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철수설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배경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매력을 느낄 만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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