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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미’ 추구하던 독일에서 성형수술이 급증한 이유는?

‘자연미’ 추구하던 독일에서 성형수술이 급증한 이유는?

기사승인 2021. 03. 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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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자연스럽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사회적 접촉이 최소화된 락다운(봉쇄령)기간. ‘자연미’를 추구하던 독일에서는 성형수술 수요가 급증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독일 중부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아네타 자이벨은 최근 들어 하루에도 여러 번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코를 만져본다. 10개월 전 코 성형수술을 받은 자이벨은 수천 유로의 비용을 들인 성형수술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령이 내린 지난 1년간 독일 상황이 그에게는 성형수술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시기였다. 상점이나 거리에서 마스크를 써도 어색하지 않고 대학 강의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행사나 파티를 포함한 사람간 접촉 역시 최소화된 덕분이다.

독일 미용성형외과의사협회(VDAPC)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첫 봉쇄령 이후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성형수술 부문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으며 독일 뿐 아니라 타 유럽 국가들과 미국에서도 지난 1년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스테판 마스 코 성형수술 전문의는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주로 타인의 얼굴을 보던 사람들이 봉쇄령 속에서 활동범위가 좁아지고 사회적 관계망이 차단되면서 타인보다는 본인 스스로의 외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짧은 기간동안 성형수술 수요가 급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화상회의를 하느라 하루에도 수시로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컴퓨터로 마주하면서 만족스럽지 않은 눈, 코, 입은 물론 살쪄보이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성형수술과 지방흡입수술 등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득이하게 봉쇄기간 동안 자기 얼굴을 반복해서 보는 사람일수록 성형수술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부위별 통계를 보면 특히 눈 성형수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VDAPC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더욱 부각되는 신체부위인 눈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자연스러움’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독일문화에서는 성형수술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 그만큼 편견도 높은 편이다.

아다 보르켄하겐 정신분석학자는 “성형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편인 독일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일상 속에서 마스크를 쓰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이용해 수술 후 흉터와 멍 자국 등을 감추고 싶어한다”며 “마치 누에가 고치에 숨은 후에 나비로 변신하듯, 성형수술 사실 자체를 크게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독일인들의 성향이 폐쇄적인 시기와 맞아떨어지면서 이런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심사가 분산되지 않고 시야가 좁아지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스스로에게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경고하며 성형 수술이 정말로 본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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