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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조’가 움직인다…이베이코리아 두고 눈치전 치열

‘N조’가 움직인다…이베이코리아 두고 눈치전 치열

기사승인 2021. 03. 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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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의 이동이 예정된 이베이코리아의 예비 입찰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쿠팡이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시점과 맞물려 진행되는 인수합병(M&A)인 만큼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얼마로 책정될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품고 국내 3위 전자상거래 사업자로 뛰는 곳이 탄생하면 e커머스 시장을 포함해 유통업계 전체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인수전이 향후 유통시장 주도권의 향배를 보여줄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예비 입찰을 앞두고 꾸준히 언급되는 곳은 국내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다. 롯데는 과거 e커머스 기업의 M&A 소문이 돌 때마다 유력한 인수협상자로 거론돼 왔지만, 꾸준히 자사 온라인몰인 롯데온 키우기에 전념해 왔다. 최근 롯데온을 담당하는 e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임하면서 지난 1년간 롯데온의 성과가 미미했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입찰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신세계의 경우 SSG닷컴이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점유율 측면에서는 역시 빅3로 꼽히는 네이버·쿠팡·이베이코리아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는 18.6%, 쿠팡은 13.7%, 이베이코리아는 12.4% 수준이다. SSG닷컴은 3% 수준으로 격차가 크다. 신세계는 최근 정용진 부회장이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 한명숙 대표와 접촉하는 등 네이버와 연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신세계도 여전한 유력 예비 후보군으로 점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이외에도 강력한 후보군은 카카오와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이다. 카카오는 네이버가 e커머스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것에 비하면 시장 영향력은 다소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아마존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 11번가도 예상외의 다크호스다. 11번가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이베이코리아의 투자설명서를 받아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베이코리아로서는 앞선 쿠팡의 사례도 있었던 만큼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길 바라고 있다. 현재 M&A 시장에서 언급되는 이베이코리아 가격은 5조원 수준인데, 앞서 쿠팡이 미국 증시 데뷔 첫날 시총 100조원을 기록한 사례를 비춰봤을 때 가격 변동의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보다 회원 이탈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 등을 고려해 3조원대를 전망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조 단위의 자금이 이동하는 만큼, 예비 후보군들의 현금동원 능력도 관심사다.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만 놓고 보면 현금동원력 만큼은 롯데가 우위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잉여금은 9조1766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9132억원이다. 반면 이마트는 잉여금이 3조원 초반 수준이다. 카카오는 2조8000억원 수준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자사주를 활용한 자금 수혈이 이뤄질 경우, 인수 자금 마련은 가능하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지난해 잉여금만 23조원을 보유한 SK텔레콤도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인수에 나설 수 있다. 이베이 입장에서는 최대한 가격을 높게 받는 것이 유리한 만큼, 자금력이 풍부한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85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37%, 38% 성장했다. 거래액은 업계 추산 20조원이다. 네이버가 21조원, 쿠팡이 20조원으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사업 구조에는 일부 차이가 있다. 쿠팡과 달리 이베이코리아는 직매입이 아닌 오픈마켓 형태로, 주 수익원은 입점 업체들의 수수료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강점으로 꼽힌다.

한편 쿠팡 상장과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맞물려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성장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e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61조원에서 오는 2025년 270조원으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며, 온라인 소비 비중은 지난해 33%에서 같은 기간 4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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