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동서발전 사장도 하마평
여당 정치인 깜짝 발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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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가와 업계에 따르면 한전 신임 사장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낸 박원주 전 특허청장과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 정승일 전 산업부 차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전은 임원추천위원회를 진행해 이번주 말 또 다음주 초 쯤 차기 사장 선출을 위한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박원주 전 특허청장은 행정고시 제31회 출신으로 산업부 대변인과 기획조정실장, 산업정책실장, 에너지자원실장을 역임했다. 산업부 내에선 ‘에너지·산업정책 통’으로 불리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 및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추진하면서 찬반 여론이 거세게 일자 에너지자원실장으로서 대내외적인 대응을 도맡기도 했다.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제25회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1984년 공직에 입문한 후 산업부에서 30여년 동안 에너지, 자원, 산업, 무역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에너지산업정책관, 무역정책관, 무역투자실장 등을 두루 거쳤다. 오랜 기간 무역 분야의 공직 경험을 통해 통상과 무역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은 제31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산업 에너지 분야 주요 보직을 거친 뒤 기획조정실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2018년 2월부터 동서발전 수장을 맡고 있다. 국내와 달리 발전 및 전기 판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해외 시장에 과감히 뛰어 들어 사업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승일 전 차관은 행정고시 제33회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2년 넘게 산업부 차관을 역임한데다 가스공사까지 거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함께 ‘산업부 3대 천재’로 불린다”며 “일처리가 꼼꼼하고 매우 치밀한 편이다”고 말했다.
사실 김 사장의 연임 실패는 업계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결과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한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큰 잡음 없이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요금체계의 핵심인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 유가 등 연료 가격의 움직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으로 연료비 등락에 따른 손실과 이익을 모두 부담하던 한전 입장에선 큰 숙제를 해결한 셈이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3년 만에 4조1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게다가 비슷한 시기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연임 확정도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한전 내부에선 예상 밖 김 사장의 연임이 불발되자, 새 사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전 노조 관계자는 “새 사장은 전력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 인품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라며 “노동조합 차원에서도 사장 후보자에 몇 가지 질문을 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전 노조에 따르면 노조가 새 사장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는 게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이어 “전력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노사 관계에 대한 생각, 조직 운영에 대한 철학 등에 대해 물을 것”이라며 “만약 답변에 결격 사유가 많다고 느껴지면 출근 정지를 시켜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가 임명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정권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한전 사장 자리를 두고 벌써부터 여당 인사들의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전영환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한전은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 정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는 곳”이라며 “단 1년이라도 에너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전 발전사 자회사인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서부발전 등은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해 면접 등을 마친 상태다. 발전사 사장 공모는 후보자에 대한 취업 심사, 공운위 심의, 주주총회 등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최종 임명까지 1~2개월 가량 걸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