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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보고 있나?” 현대모비스, ‘빅테크’와 맞짱 뜰 미래차 자신감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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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1. 03. 31. 18:00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추진… 자율주행 관제시스템도 맡는다
중장기 미래전략 발표… 하드·소프트웨어 결합한 플랫폼 개발
360도 스크린·스마트폰으로 콘트롤하는 컨셉트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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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이 31일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제공=현대모비스
자동차를 둘러싼 360도 투명 유리창을 스크린화해 영화·스포츠를 관람하고, 운전대에 스마트폰을 장착해 가벼운 터치만으로 차량 전체를 컨트롤하는 기술.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시대에도 구글·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에 얼마든지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현대모비스의 강력한 기술력을 통해 드러냈다. 현대모비스는 잘 달리고 서는 ‘드라이빙 모듈’ 사업을 넘어 잘 즐기고 이용하는 ‘라이프 모듈’로의 진출을 공식화했다. 자율주행시대 이후 소위 즐길 거리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31일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기술연구소에서 주요 미디어를 초청해 이 같은 내용의 ‘현대모비스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장기 전환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기존 종합 자동차부품 제조 기반에서 벗어나 자율주행과 전동화, 커넥티비티 같은 미래차 분야 핵심기술 역량에 집중도를 더 높이는 데 있다.

발표자로 나선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은 “앞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플랫폼과 시스템 선도 기업으로 미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핵심역량을 활용한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자율주행·UAM 등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미래 전략 사업 추진에 대응해 그룹 내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계열사로서 현대모비스의 사업 역량과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현대모비스가 펴기로 한 전략 중 첫 번째는 기술이 뛰어난 해외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략 투자하는 방식의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라이다 1위 업체인 벨로다인에 대한 전략 투자를 통해 레벨3 라이다 시스템 양산을 위한 협업이다. 두 번째 전략은 이 같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구체적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있다. 레벨4 자율주행 로봇택시를 개발하고 목적기반차량(PBV) 업체에 전용 플랫폼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세 번째는 최소 10년 이후의 미래를 대비한 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UAM 협력을 모색 중이고 전동화 추진체, 항공 전장 등 분야에서 현대모비스의 사업 역량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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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공개한 도심 연결형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적용한 공유형 컨셉트카 M.Vision X의 모습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 X(M.Vision X)’와 ‘엠비전 팝(M.Vision POP)’을 공개했다. 엠비전 X는 목적 기반형 4인용 모빌리티로 차량의 360도 투명 유리창 전체를 스포츠 경기나 공연 관람용 스크린 등 특별한 테마를 연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시킬 수 있다. 실내 가운데 위치한 사각 기둥 모양의 28인치 디스플레이 버티컬 칵핏은 승객들이 자율주행 모드, AI 스피커, 인포테인먼트 등 주행 관련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고안됐다. 엠비전 팝의 핵심 솔루션은 ‘PHOBILITY(포빌리티)’다. Phone과 Mobility의 합성어로 스마트폰과 운전대(스티어링 휠)가 도킹하는 개념을 도입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기술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화면을 그대로 차량 전면 디스플레이에 연동시켜 활용하고, 사용자 인식이나 음성 인식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엠비전 X’는 완전자율주행기술이 개발되는 대로 적용할 수 있고, ‘엠비전 팝’은 2~5년 내 상용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또 반도체 수급 문제와 관련해 현대오트론에서 인수한 반도체 부문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유사한 기능의 부품을 비슷한 공정에서 대체품을 생산하는 방법이 있고, 장기적으로 최적화된 반도체를 자체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현대모비스는 “오트론을 인수한 건 사서 쓸 수 있는 범용제품의 반도체가 필요해서가 아니다”라며 “소프트웨어와 반도체가 합쳐진 최적화 된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고, 또 다른 이유로는 지금과 같은 반도체 이슈를 헤지하기 위한 게 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에서 자율주행 관제시스템 영역을 맡아 사업을 끌고 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수많은 자율주행차 관제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관제시스템 관리와 운영을 모비스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차 정비 쪽에서도 기존 모비스 AS에서 더 확장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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