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이 공들인 간척지 매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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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 N 시리즈를 잇따라 런칭하며 드라이빙 재미를 강조하고, 전기차 핵심 경쟁력이 한번 충전에 얼마나 갈 수 있는지 ‘주행 거리’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보다 정확한 측정과 통계를 내는데 꼭 필요한 시험장이라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서산 간척지에 직선 주행시험장 건설을 위해 A·B 지구 부지를 매입하고 있다. 최근 지역 영농조합이 땅 소유주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며 건설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현대모비스가 서산 인근에 자율주행 시험장을 보유하고 있고, 서산시가 간척지를 첨단산업 단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입지 조건은 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연말을 목표로 진행하는 건이 맞다”고 했다. 현대차는 직선 주행시험은 서산에서, 고속주행시험은 한국타이어와 공동으로 태안에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직선도로는 연비 테스트용, 고속주행시험로는 차량 성능 테스트용으로 활용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는 “시속 100km에서 추가적 성능을 테스트하려면 서산에서 지어지고 있는 직선 약 4km 거리의 도로가 필요하다”면서 “인근의 현대모비스 서산 시험장에서 테스트를 마친 차량에 대해 세부적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량의 발진·추월 가속·연비 개선 등을 시험하는 데에는 직선 길이가 길수록 효과적이다. 최소 1~2㎞가 넘는 잘 닦인 직선구간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경기도 화성 소재 남양연구소에 주행시험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돼 기존 시설을 보수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 ㎞에 달하는 직선도로를 연구소 인근에 설치하기에는 현지 여건상 한계가 있어 새 주행시험장이 필요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완공 시 국내 최초 직선 전용 주행시험장이 된다. 각 제조사마다 국내에 주행 시험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행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직선 주행시험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고성능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테스트가 이 곳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길이가 중요한 직선 주행시험장을 만든다는 것은 순간 가속력·제로백·차량의 직진성을 테스트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근 기아는 첫 전용 전기차 ‘EV6 GT’의 제로백 3.5초에 달하는 고성능을 홍보하는 영상에서 람보르기니·페라리 등 스포츠카와 400m 단거리 ‘드래그 레이스’를 벌이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EV6는 맥라렌 570S에 이어 2위로 통과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친환경차 분야에서 가속력은 자동차 성능 평가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전기차와 고성능 브랜드 N 차량의 성능 테스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