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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난 미얀마 시민들, 中 국기 태우고 곳곳서 시가전 ‘반격’

뿔 난 미얀마 시민들, 中 국기 태우고 곳곳서 시가전 ‘반격’

기사승인 2021. 04. 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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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곰돌이 푸 가면과 함께 중국제품 불매 운동을 펼치고 있다./사진=트위터 캡쳐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유혈 탄압을 멈추지 않자 시민들도 사제 총과 수류탄 등을 동원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얀마 곳곳에서는 군부의 ‘뒷배’로 여겨지는 중국에 대한 반감도 고조되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5일까지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숨진 시민의 수가 최소 570명에 달한다. 7일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는 전날 밤에도 사가잉주 핀레부에서 군경이 구금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참가자 2명이 사망했다.

군부 탄압으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자 미얀마 시민들도 무기를 들고 맞서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철판이나 나무방패, 바리케이트 등 허술한 도구를 이용해 최소한의 방어에만 급급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류탄과 사제 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사가잉 지역의 따무에서는 시위대가 군용 트럭을 향해 수류탄을 던져 진압군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인마빈·까니 마을 등지에서 군경이 실탄 사격을 가하자 시민들도 가스압력식 사제 총으로 유리와 철제 탄환을 발사했다. 양측 대립이 격화하며 반(反) 군부 시위가 곳곳에서 시가전으로 치달았다.

시민들의 ‘적’은 군부만이 아니다. 군부의 뒷배로 여겨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반감도 고조돼 곳곳에서 중국 국기를 태우거나 중국 제품을 불매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엔(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정에 개입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반대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미얀마 최대도시인 양곤에서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곰돌이 푸 캐릭터 가면을 쓴 시위대가 등장했다.

해당 영상을 올리고 공유한 미얀마 트위터 이용자들은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제재하려는 유엔을 막고 있다”, “우리는 중국산 과일·식품·게임도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 제품을 거부한다. 중국은 그런 대접을 당해도 싸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앞서 중국은 지난 1일 유엔 안보리가 발표한 성명에서 서방 국가들이 미얀마 군부를 압박하기 위해 추가 제재를 시사하는 표현을 넣으려 하자 반대하며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표현을 지우자는 주장까지 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해 사태 해결을 적극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미얀마 군부와 관련된 경제 기업에 제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과 함께 미얀마 군부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는 “미얀마 당국에 대한 제재 등 위협과 압박을 가하는 것은 미래가 없고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런 (제재) 조치들이 미얀마인들을 전면적인 시민 갈등으로 밀어넣을 것”이라며 군부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경우 국제사회가 미얀마 사태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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