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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 가을까지 간다… 1년째 ‘셧다운 리스크’ 앓는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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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1. 04. 08. 06:00

'반도체 대란'에 울산1공장 셧다운
열띤 경쟁 속 아이오닉5 생산 차질
아산공장·울산3공장도 멈출 위기
전문가 "내재화로 리스크 해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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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제공 = 현대차그룹
아이오닉5 생산에 열을 올리던 현대차 울산공장이 또다시 ‘셧다운’에 들어갔다. 이번에 발목을 잡은 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다. 사전계약 돌풍을 일으킨 첫 전용 전기차를 서둘러 고객한테 인도하지 않으면 경쟁차종인 테슬라 모델3 등으로 이탈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내내 팬데믹 여파에 현대차가 공장을 돌렸다 세웠다를 반복한 상황에서 상시 리스크가 될 반도체 문제를 내재화를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현대차 울산1공장이 14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부품이 부족한 아산공장 역시 셧다운을 검토 중이고, 울산3공장은 대체품을 공급하며 버텨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울산1공장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데 사전계약만 4만여대를 기록하고 있는 판이라 때 아닌 제동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자동차 1대에는 평균 200~300개 정도의 반도체가 필요하고 전기차에는 이보다 4~5배 더 많은 물량이 투입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문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 예측 실패에 있다. 팬데믹이 발생하고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완성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주문을 크게 줄였는데 예상 보다 훨씬 빠르게 신차 시장이 회복된 게 문제다. 반도체업체들은 마진이 낮은 차량용 대신 고수익 시장에 반도체를 우선 공급하고 있어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 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반도체 수급 상황을 봤을 때 가을까진 공급 부족이 계속 될 것”이라며 “향후 4~5개월간 주력 차종 중심으로 반도체를 투입하며 버텨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금 인기가 아무리 좋아도 차량을 인도하지 못하면 이탈자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며 “전기차 시장을 다 뺏기기 전에 현대차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전했다.

팬데믹에 따른 공장 셧다운은 지난해부터 꼬박 1년째 현대차를 괴롭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생산량은 351만대로 2009년 이후 최저치로 기록됐다. 전년대비 11.2% 쪼그라든 수치다.

지난해 2월 자동차내 배선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이 중국으로부터 끊기면서 국내 전국 단위 자동차 공장이 멈춘 게 시작이다.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수일 씩 생산라인을 멈춰세우는 일은 연중 내내 계속됐다. 현대차 울산2공장을 시작으로 6·9월 기아 소하리 공장, 11월 기아 광주 1·2공장과 하남공장, 12월 현대차 전주공장 기아 광주1공장이 셧다운 됐다. 해외 생산거점 역시 예외 없이 각 국 방역 정책에 따라 장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6월엔 해외 영업망이 마비되면서 판매가 급감하자 재고 조절을 위해 자체적인 셧다운을 벌이기도 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및 기아 소하리·광주 공장을 멈춰세워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줄인 것이다. 9월엔 태풍 ‘하이선’이 상륙하면서 제네시스·넥쏘를 만드는 울산공장에 정전으로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1~12월에는 기아 노조의 4차에 이르는 부분파업이 생산의 발목을 잡았다. 임금 인상을 원하는 노조와 사측의 줄다리기로 3만여대를 웃도는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이 9월 해소된다고 해도 언제 재발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 시대로 갈 수록 더 많은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해진다”며 “마진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 하도록 정부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들에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를 주며 내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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