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12년 만에 법정관리
한국지엠·르노삼성 생산 반토막
"안정적 노사관계가 최대 과제"
|
2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무직 노조는 이날 관할 행정기관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출범을 공식화했다. 20~30대 소위 ‘MZ세대’가 주축으로, 이들은 기존 생산직 중심 임단협이 사무직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공정한 보상 시스템 도입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로선 가뜩이나 1분기 기업설명회를 통해 5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를 드러낸 시점이라, 커지는 내부 불만과 이로 인한 사무직 노조 설립이 뼈 아프다.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에 이어 도심항공교통(UAM)까지 미래차 영역별로 가야 할 길이 멀 뿐 아니라 연내 지배구조 재편까지 과제가 산적한 상태라 글로벌 공장 셧다운은 중장기 재무전략을 흔들고, 심화되는 노동 경직성은 그룹의 전환 속도를 더디게 할 잠재적 악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2년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의 5월은 더 가혹하다. 이날 쌍용차 노조는 여의도 국회와 산업은행 등의 앞에서 노조위원장 등이 직접 나선 상경 릴레이 투쟁에 들어갔다. 강도높은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다. 법원이 보고 있는 회생의 핵심 요건은 인력 감축이다. 회사는 올 들어 이달까지 직원 임금을 절반만 지급했고 향후 임원 30%를 정리한다는 계획이지만 고강도의 압박이 더해지고 있다. 반도체 수급 문제와 협력사의 부품 납품 거부로 평택 공장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한국지엠 역시 반도체 문제로 부평 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변속기를 만드는 보령 공장도 수시로 셧다운 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잘 팔리는 트레일블레이저 해외 물량에 타격을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카허 카젬 사장은 출국 금지가 풀리자마자 미국 GM 본사를 방문해 반도체 문제를 상의하기도 했다. 진행 중인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1700여명에 대한 불법 파견 혐의 재판은 회사의 가장 큰 리스크다. 사법적 판단으로 이들에 대한 전면 복직 명령이 떨어진다면 회사의 존폐까지 흔들릴 수 있어서다.
르노삼성은 전면파업에 나선 노조와의 갈등에 몸살이다. 판매량은 2년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유일한 생명줄은 유럽에 수출 중인 XM3인데 생산이 본격화 돼야 하는 시점에 파업이 발생하면서 본사 차원의 실망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르노그룹의 요청으로 프랑수와 프로보 르노그룹 부회장과 만났다. 표면적으론 반도체 수급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노조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핵심이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부족과 노사 갈등을 다 친환경차 시대로 가는 데 거쳐야 할 일종의 ‘진통’으로 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최소한 가을까지는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는 많아지는 ‘반도체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차량 생산과 인도가 늦어진다면 소비자들은 다른 차량으로 시선을 돌리기 때문에 당장은 인기있는 전략 차종에 반도체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장기적으로는 내재화로 상시화 될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벌써 아이오닉5 생산 과정의 잉여 인력을 내연기관 라인으로 돌리며 급한 불을 끄지 않았느냐. 친환경차 체제로 갈수록 필요 인력이 줄기 때문에 노조와의 갈등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고, 이는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향후 얼마나 안정적인 노사관계로 가는 지가 완성차업체들의 생존 과제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