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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유형부터 복장까지”...코로나가 터트린 ‘근무 양극화’

“근무 유형부터 복장까지”...코로나가 터트린 ‘근무 양극화’

기사승인 2021. 05. 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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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근무 복장 강요에 불만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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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 자율화 시행 전 유니폼을 입고 근무 중인 수협은행 행원의 모습/사진= Sh수협은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변하는 근무 환경에 사회 초년생인 MZ세대 직장인들의 박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취업 후 재택근무와 같은 근무 유형 차이로 큰 박탈감을 느낀 것에 이어 업무별 근무 복장에 대한 기준도 달라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451개사를 대상으로 ‘MZ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기업에 원하는 부분’을 조사한 결과, 기업에 근무할 시 ‘워라벨 중시 및 보장 요구‘(62.1%)가 제일 많은 선택을 받았다. 워라벨 중시는 업무 대비 많은 임금을 받는 것도 있지만, 기업 내 근무 환경·복지·업무 분위기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워라벨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장인들이 근무 환경 양극화에 이어 복장 강요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 인사 부서에서 근무 중인 A씨(27)는 “같은 회사를 다녀도 부서별로 근무 복장이 다르다”며 “인사 부서는 무조건 정장을 입어야 하며, 이과 계열 부서와 문과 계열 부서의 업무 복장 차별이 심하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업무를 보는 부서가 아닌 사무 관련 부서에서도 근무 복장 강요가 존재했다. 금융 공기업에서 사무직으로 근무 중인 B씨(26)는 “취업 후 출근했더니 암묵적으로 모두 정장을 입고 출근을 한다”며 “복장에 따라 업무 효율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왜 정장을 고집하는 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재택근무도 하지 못하고 업무 복장 제한까지 받는 직장인은 더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경기도 화성에서 중견기업을 다니는 C씨(23)는 “재택근무도 시행하지 않으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정장과 화장을 강요한다”며 “근무 환경이 제일 열악한 곳은 중견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복장 자율화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9명은 기업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복장 자율화를 실시하는데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56명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3%가 찬성을 선택했다. 찬성의 이유로는 ‘불필요한 사내규율이나 관습을 없앨 필요가 있어서’(36.7%), ‘업무효율 상승’(33.5%), ‘사내분위기 전환’(19,4%) 등의 순이었다.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는 쿠팡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D씨(27)는 “편하게 입고 일하는 근무 환경 때문에 사내에서 위계서열 강조가 없어지고, 불필요한 관습과 규율이 없는 것 같다”며 “사내 분위기가 활발해 업무적 효율성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MZ세대가 자율성과 개성을 강조하지만, 직장 조직의 근무 형태에 맞게 복장을 착용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 워라벨을 선호하는 사상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는 근무 복장 강요는 점차 사라질 것이며 현 시점이 변화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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