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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진행 중이던 유튜브 ‘헤이나래’는 지난 3월 폐지됐지만,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당사자인 박나래는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하차를 요구받고 있으며, 경찰 고발까지 당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도 처벌 기준이 애매해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번 논란은 일부 남성들의 반격(?)으로 시작됐다. 챗봇 서비스 ‘이루다’를 성적 대상화한 사건이 불거지고, ‘리얼돌(여성의 신체를 본 뜬 인형 혹은 상품)’이 여성의 인격을 침해한다는 비난이 일자 ‘헤이나래’를 역공의 구실로 삼은 듯싶다. 이들은 GS편의점 포스터 사태를 비롯해 몇 년 전 방송이나 작품을 일일이 ‘검열’하며 남혐의 상징물이 없는지 찾고 있다. 또 여성 중심적 발언을 하거나 가부장적 제도에 일침을 가하는 여성 연예인을 ‘페미’로 규정하고 비난을 일삼고 있다.
물론 ‘헤이나래’에서 보여준 박나래의 발언이나 행동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경찰 고발로 이어져야 할 문제라고 정의하기도 어렵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최근 “박나래의 언행은 누군가의 성적 자기 결정권 내지는 성적 통합성을 제한·배제·차별·침해하거나 남성 성별 전체에 대한 차별을 조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고 사단법인 시민단체 오픈넷도 “구체적 개인으로 특정할 수 없는 시청자는 성희롱 피해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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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의 성적 농담을 과연 성추행·성희롱의 프레임으로 봐야하는지 의문이다. 박나래 사태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고, 또 그 피해자가 일반 남성이라는 근거도 부족하다. 오히려 불쾌한 이유가 남성 연예인이 누려온 특권 의식을 여성 연예인이 침해했다는 시각으로 본다면 납득이 된다. 박나래 개인에 대한 논란보다, 페미니즘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백래시(반격)에 더 가깝다. 이 분노들이 불평등을 인정한 뒤 벌어진 일이라면, 현실 속 성범죄 가해자들을 향했다면 진짜 ‘변화’가 있진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