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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실버세대 몸과 마음 보듬는 ‘치유농업’

[기고]실버세대 몸과 마음 보듬는 ‘치유농업’

기사승인 2021. 05.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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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황정환 원장
황정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고령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선진국에서도 심각한 고령화, 특히 치매 환자 돌봄 문제가 국가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네덜란드는 요양원과 같은 시설에 입소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치유농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치유농장은 치매 노인이 환자가 아닌 치유농장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연 속 생명체들과 자유롭게 교감하도록 한다.

또한 생산적인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도록 돕고 있다.

우리나라에 치유농업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은 2013년 무렵이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으로 정의한다.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채소와 꽃 등 식물뿐만 아니라, 가축 기르기, 산림과 농촌문화자원을 이용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치유농업의 목적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을 비롯해 의료적·사회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까지 끌어안는 데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전북지역 치매안심센터의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네덜란드처럼 고령화하는 국내 노인 건강의 회복 수단으로 농업이 활용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는 식물자원을 활용해 감각 자극과 회상 등 인지자극, 주의력과 기억력 등 인지훈련, 정원 소재와 공간을 연계한 활동을 진행했다.

아울러 매회 2시간 동안 10회에 걸쳐 정원 산책, 허브 차 마시기, 인지건강 활동카드 작성, 호두 손 운동, 그림카드 놀이 등에 참여토록 했다.

이 결과 인지기능 선별검사 수치는 적용 전보다 19.4% 유의하게 증가했다. 기억력과 장소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은 각각 18.5%, 35.7% 향상했다.

또 대상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기억장애 문제는 40.3% 줄어들었고, 우울감은 68.3% 줄어 정상 범위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수치만이 아니라 실제 대상자들을 돌본 치매안심센터 직원들로부터 대상자의 표정이 한결 달라져 치유농업의 효과를 체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생활습관과 인지건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치유농업이 실버세대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의 협력과제를 통해 노인 인지건강 특화 치유농장 9곳을 육성하고, 전국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치매 환자를 관리하는 데는 많은 인적·경제적·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 치유농업이 노인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고 나아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보탬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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