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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號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제쳤다

정일문號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제쳤다

기사승인 2021. 05. 1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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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순익 3506억원 거둬
'IB'통 정일문 사장 취임후 급성장
브로커리지·IB부문 수익 큰폭 개선
"해외공략 가속…신성장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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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 빼앗겼던 ‘리딩 증권사’ 자리를 탈환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올해 1분기에만 35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면서 미래에셋증권(2968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올들어 주식시장 호조로 증권사들이 잇따라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사의 희비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갈렸다. 미래에셋증권이 IB부문에서 전년 대비 60% 성장한 900억원의 세전순이익을 올리는 동안, 한국투자증권은 흑자 전환한 3552억원의 세전순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가파른 실적 성장은 ‘IB통’ 정일문 사장이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9년 취임한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1분기 ELS(주가연계증권) 자체헤지 리스크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지만, 2분기부터는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이며 연간 기준으로는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증권사들이 최대 실적을 잇따라 갈아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1분기 순손실을 기록했을 때에도 직원들에 “이미 엎어진 것은 어떻게 하겠나. 이 때를 기회삼아 리스크 관리를 재점검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여준 신뢰가 호실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하긴 했지만 ‘리딩 증권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는 점은 정 사장의 과제로 꼽힌다. 해외사업 역량을 키우는 등 수익구조를 다각화를 꾀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파생상품 등의 리스크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도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 증가한 4조 6664억,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42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분기 기준 종전 최대 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 기록한 2958억원이었다.

부문별 순영업수익을 살펴보면 브로커리지 부문이 전년 대비 76% 성장한 129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늘어났고, 덕분에 위탁매매 수수료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와 해외주식 활성화를 통한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IB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1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대형 IPO(기업공개)를 주관했으며, 한화솔루션, 포스코케미칼, 대한항공 등 공모증자 딜도 맡았다. 덕분에 IB부문의 역대 최대 실적도 달성했다.

자산관리 부문도 2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ELS 등의 판매수수료 수익은 감소했지만 고보수 수익증권과 주식형 랩(Wrap)등의 판매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자산운용 부문의 개선세가 눈에 띈다. 자산운용 부문은 올해 1분기 2205억원의 순영업수익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ELS·DLS의 발행 금액은 2조18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조3800억원)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발행어음 잔고는 7조3700억원에서 8조36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 사장의 과제는 앞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익 다각화를 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국외부문 수익은 540억원으로 전년 동기(575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상황이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한 시장상황하에서도 사업부문간 시너지 창출과 업계 최고 수준의 경영 효율성, 고도화된 리스크관리로 안정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해외시장과 디지털 금융을 신규 성장 동력으로 확보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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