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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우면 이직’ 조롱글 게시자 못찾나…경찰 수사 난항

‘꼬우면 이직’ 조롱글 게시자 못찾나…경찰 수사 난항

기사승인 2021. 06. 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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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3개월째…게시자 특정할 정보 확보 못해
lh막말
지난 3월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LH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와 여론의 비난을 샀다./블라인드 캡쳐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꼬우면 이직하라’는 조롱글을 올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추정 게시자에 대한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LH의 고발 이후 수사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게시자를 특정할 만한 정보는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통신 관련 업체 2곳의 데이터 포렌식을 마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료들을 분석하고 있다. 다만 포렌식 결과 자체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얻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블라인드 미국 본사 측에도 압수수색 영장을 첨부한 이메일을 두 차례 보냈지만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 본사 측으로부터 회신을 받았지만 ‘해당 자료가 없어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블라인드는 직장 이메일을 통해 인증번호를 받아야만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LH 직원들의 이메일을 확보하면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메일을 확인한 결과 유사 이메일은 1000건 이상이었고, 이를 토대로 게시자를 특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적 실마리가 없다 보니 수사에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블라인드 게시글과 관련 이렇게 깊게 파고드는 것은 우리가 최초 아닌가 싶은데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후 게시자가 특정되면 추가 법률 검토를 진행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블라인드는 소속 직장을 인증할 수 있는 동시에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각종 고발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이용자가 수사 기관에 의해 검거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강한 익명성을 기반으로 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익명성 뒤에 숨어 타인을 험담하거나 신상을 유출하는 사례도 빈번해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적 공분을 산 LH 직원의 조롱글 사태도 익명 보장을 악용한 사례다.

최근에는 블라인드에 ‘모 은행 직원들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과 당사자들의 신상이 올라온 후로 온라인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의 통쾌하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한편 신상털기 논란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자와 이름이 동일해 억울한 신상털이 피해를 입었다는 A씨는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아무 상관도 없는 제 아내와 아이, 그리고 저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신상털이를) 제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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