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황폐화’ 태안 해삼 가공업소 오폐수 무단 방류...주민들 고통호소

기사승인 2021. 06. 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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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갯벌 오염으로 농게(일명 황발이) 잡이 옛말돼, 태안군 민원 제기 불구 조업중지명령 등 특별한 조치 없어, 공유수면 무단 점·사용 행위에 대해서만 이달 말일 기한으로 원상회복명령서 발송
태안 안면도 해삼 가공업소 오폐수 무단 방류...주민들 고통호
23일 촬영한 독개포구 전경 /제공=독자
충남 태안군 안면읍 ‘독개포구’ 주민들이 인근 해삼 가공 공장에서 배출되는 ‘고염분 함유 검은 오폐수’로 포구 일대 갯벌이 황폐화 되고 오염으로 인한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5일 독개포구 주민들에 따르면 지역 인근에서 3~4년 전부터 해삼 가공 공장이 본격 운영됐다. 그러다 최근 농경지를 관통한 배관이 터지면서 오폐수가 농경지와 하천을 오염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사고 발생 후 바닷가 포구 쪽으로 설치돼 있는 배관에서 시커먼 빛깔의 오폐수가 그대로 방류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해당 업체 측이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 중인 제방 도로를 무단으로 절개한 다음 오폐수 방출용 배관을 도로에 묻은 사실과 전기 무단 사용 등 불법행위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안 안면도 해삼 가공업소 오폐수 무단 방류...주민들 고통호
23일 촬영한 독개포구에 설치된 오폐수 방출용 배관 모습 /제공=독자
주민들은 “황발이가 뻘겋게 기어 다니던 갯벌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황발이 잡이는 이제 옛말이 됐다. 농경지와 연결되는 소하천도 오염되고 악취로 인한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입을 모아 토로했다.

지난 23일 현장을 찾아가보니 안면읍 승언리에 위치한 이 공장은 지난해 태안군으로부터 H수산이란 상호로 ‘식품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아 해삼을 해체한 후 쪄 상품화하는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도 공장측은 여전히 고염분 함유 오폐수를 별다른 여과 과정 없이 그대로 바다에 방류하고 있었다.

공장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마을 주민들이 그동안 인내하면서 견뎌왔는데 더 이상은 참지 못할 상황까지 왔다”며 “지난달에 배관이 터져 문제가 생기자 공무원들이 다녀갔는데도, 조업 중지는 커녕 그대로 오폐수 방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자는 허가를 득한 최근 1년간만 형식적으로나마 정상적인 조업을 했을 뿐, 그 이전에는 무허가 영업을 일삼으면서 오폐수까지 무단 방류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태안군 관계자는 “사업자가 무방류 정화조를 매설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고 그 외 문제가 되는 내용들은 유관기관 및 부서별로 협업 관계를 유지하며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7일 자로 H수산에 ‘공유수면 무단 점사용’과 관련해 오는 30일 까지를 기한으로 ‘원상회복 명령서’를 발송한 상태”라며 “해당 사업자가 원상회복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형사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공장 관계자는 그동안의 오폐수 방류를 인정하며 “곧 무방류 정화조 설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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