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을 비롯한 페이스북·트위터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 개인정보법 개정 추진에 크게 반발하면서 전격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고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지 않을 확률이 더 높지만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구글 등이 홍콩을 떠나면 다른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철수 역시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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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홍콩의 구글 지사의 풍경. 조만간 홍콩에서 더 이상 보지 못할 수도 있다./제공=구글 홈페이지.
홍콩 ICT 산업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7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홍콩 정부는 이른바 ‘신상털기 방지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이 법은 특정인을 위협·협박하거나 괴롭힘 또는 상해를 가할 목적으로 신상털기를 자행한 사람에게 최대 징역 5년형이나 100만 홍콩달러(1억4500만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는다. 홍콩 당국이 2019년과 지난해의 반(反)정부 시위 때 온라인 신상털기가 만연했던 현실을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취지는 나쁘지 않다고 해야 한다.
구글 등도 취지에 대해서 공감을 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법안 문구들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홍콩 현지 법인과 직원들이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법 개정이 확정되면 ‘선의의 정보 공유’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급기야 구글 등은 지난달 25일 개인정보법 개정을 우려하는 서한을 홍콩 당국에 보내 “기업이 신상털기 방지법의 처벌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홍콩 내 서비스 제공과 투자를 멈추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협의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쳇말로 ‘홍콩의 중국화’가 ‘신상털기 방지법’ 개정을 통해 더욱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철수 카드로 홍콩과 중국을 협박했다는 해석이다.
당연히 홍콩 당국은 반응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은 7일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법 개정은 신상털기를 막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악의적 행동을 막으려면 새 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홍콩 뒤에 숨은 채 법안 개정을 확정지으려는 중국은 속으로 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등이 철수하면 빈 자리를 중국 기업이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하나 아쉬울 것 없어 구글 등의 홍콩 철수가 실현 가능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