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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역전의 명수’ 정세균, “경선을 통해 드라마 써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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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민 기자

승인 : 2021. 07. 15. 21:34

15일 정세균 전 총리 인터뷰
이낙연과 단일화 여부에 "그럴 이유 없다" 단호
지지율 답보 상태 관련 "경선에서 드라마 만들 것"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인터뷰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송의주 기자
“저는 과거 국회의원 선거 때 숱한 드라마를 만들었던 ‘역전의 명수’입니다. 경선을 통해 역전을 하겠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5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적통은 정세균이다. 경제 전문성과 도덕성 부분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해 실물 경제를 섭렵한 뒤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고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고향인 전북에서 4선 중진 타이틀을 따낸 정 전 총리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홍사덕 전 의원을 누르고 종로 지역구에 당선되는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20대 총선에서도 유력 대권주자였던 오세훈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시종일관 밀리다 본투표에서 승리하는 반전을 이뤄냈다.

정 전 총리는 정치 경력 뿐 아니라 행정 경험도 탄탄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국회의장 퇴임 후 국무총리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통령 빼고 다 해봤다”는 정 전 총리는 현재의 국정 상황을 ‘전환기적 위기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고도화되면서 개인 간 양극화가 가속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를 반영하 듯 정 전 총리의 캐치프레이즈는 대한민국의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경제 대통령’이다.

문제는 정체된 지지율이다. 정치 이력이 화려한 정 전 총리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이 때문에 정 전 총리는 기존의 온화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다가도 필요할 땐 정국 장악력을 드러내며 강한 야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 정 전 총리는 국정 운영에 대한 질문이 오가는 인터뷰 내내 엄중함을 유지하다가도, 집무실 뒷편에 놓인 캐릭터 인형에 대해 묻자 곧바로 미소를 띠었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웃는 모습을 닮은 뽀로로의 ‘루피’와 이름 때문에 붙은 별명인 ‘세균맨’ 인형을 지지자로부터 받았다고 소개했다. 정 전 총리는 국회의장 시절 이 인형들을 명예보좌관으로 임명한 뒤 줄곧 데리고 다니고 있다.

다음은 정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국민들은 불평등을 극복하고 품격을 갖출 수 있는 정부의 탄생을 바라고 있다. 선진국 지위에 맞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우리 대한민국이 지구상에 가장 성공한 나라이지만, 이게 앞으로도 지속되느냐에 대해서는 걱정이 따른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저출생 고령화와 균형 발전의 후퇴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국가 간, 개인 간의 실력차에 의해 양극화가 훨씬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지금이야 말로 전환기적 위기다. 이 위기상황을 잘 감당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함께 미래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부분에서 제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있다.”

-예비 경선 과정에서 성사된 이광재 의원과의 단일화 의미는

“순도가 가장 높은 민주당원끼리 합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을 이어오면서 한치도 흔들림 없이 간 사람이 저라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이 의원과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함께해 온 이력, 미래경제·젊은세대에 대한 관심 등이 겹친다. 이 의원과 저의 단일화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시너지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 의원이 강원도와 충북, 부산 쪽에 (정치적 인연이) 있는데, 저는 공교롭게 그 쪽이 약하다. 지역이 다는 아니지만 전혀 무시할 수도 없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정책적으로 서로 화학적인 결합을 할 수 있는 그런 특성을 가진 데다가 지역적으론 보완점이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최적의 조합이라고 본다. 캐리프레이즈 역시 이 의원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나라’와 저의 ‘강한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을 조합할 수 있다. 불평등의 해소를 통해 격차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제 중요한 과제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지지 소식을 전했는데

“지난 12일 양 지사를 만났는데, 저를 도와주면서 정책 연대를 하기로 합의했다. 양 지사는 오래 전부터 저와 신뢰관계가 있다. (저에 대한 지지 의사 표명이) 그냥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은 언젠가는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양 지사가 컷오프(예비경선)에 통과해서 파이를 키우고 저도 파이를 키워서 (두 조직을) 합쳤으면 했는데, 양 지사가 아쉽게 컷오프 통과를 못했다. 그래서 제가 위로할 겸 찾아갔었다. 저로서는 (예비 경선 과정에서) 이광재 의원과 단일화한 데 이어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다. 원래 제가 인복이 많다”

-이낙연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은

“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우리 경선은 컷오프(예비경선)와 본경선, 결선으로 돼 있다. 결선에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두 사람만 경쟁하는 거다. 저와 이낙연 후보가 결선에서 경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저와 이재명 후보가 경쟁할 수도 있다. 아니면 또 다른 조합이 있을 수 있다. 어차피 결선에 가면 ‘1 대 1 구도’가 되는 것이다. 이낙연 후보와의 연대나 단일화 이런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고 그럴 이유가 없다고 본다”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데

“더불어민주당의 적통은 정세균이다. 경제 전문성과 도덕성 부분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확신한다. 원래 경선이라고 하는 것은 드라마틱한 것이다. 경선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경선을 할 필요가 없다. 과거에도 경선에서 스타가 탄생하기도 하고, 반기문 전 총장 등의 경우처럼 지기도 한다. 저는 경선을 통해 역전을 해야 되겠다는 입장이다. 제가 원래 과거 국회의원 선거 때에도 숱한 드라마를 만들었던 역전의 명수다.”

-대통령이 되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선도 경제로 확실하게 가야겠다는 게 가장 큰 과제다. 대한민국은 정보통신기술(ICT)로 3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가 돼 있다.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신산업 분야 최일선에 있다고 해서 가장 선두에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그래서 AI를 비롯한 신산업을 위해 기업의 혁신, 정부의 혁신을 이뤄 선도 경제를 이룩해야 된다고 본다. 또한 그동안 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된 기업인들의 기도 좀 살려주겠다. 그래서 기업인들이 신나게 투자하고 일해서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 이게 조금 더 손에 잡히는 얘기일 수 있다. 기업인들이 기업하고 싶은 느낌이 들게 해주는 게 제일 좋다.”

-범보수 야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잠룡으로 거론되는데

“준비를 잘 해온 분들이 도전하는 것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고 그냥 기회에 편승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에 대한 도의가 아닐 수 있다. (그 분들이) 노력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만 후보가 될 수 있을까”

-내년 대선도 경제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빨리 호전돼야 한다. 셧다운까지는 아니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피해를 보는 국민들에 대한 배려와 준비가 필요하다. 제가 주장해서 손실보상법이 만들어졌는데, 발효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그 이전에라도 팬데믹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국회가) 도와줘야 한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경제회복과 도덕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일상을 회복한 다음 필요한 게 경제를 회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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