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인 확진 사망자 통보없이 화장…베트남 교민사회 “이해 못해” 분노

한인 확진 사망자 통보없이 화장…베트남 교민사회 “이해 못해” 분노

기사승인 2021. 07. 18. 15:1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8552076_348396560078373_6822316858068996106_n
베트남 호찌민시 쩌러이 병원의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동의 모습./사진=쩌러이병원 페이스북 캡쳐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50대 한국인이 가족과 영사관에 어떠한 통보도 없이 화장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교민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고인이 치료받던 베트남 병원 측은 한국인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보 없이 화장을 진행했고, 주베트남 호찌민 총영사관과 한인회의 대응에 대한 교민들의 불만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주베트남 호찌민 총영사관과 교민사회에 따르면 58세의 한국 교민 A씨는 이달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받다 15일 사망한 뒤 곧바로 화장됐다. A씨가 입원해 있던 호찌민시 쩌러이 병원은 코로나19로 사망한 경우 24시간 이내 화장한다는 방역지침에 따라 사망 당일 바로 A씨를 화장했다. 병원 측은 가족이나 총영사관에 통보없이 일방적으로 화장을 진행했다.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병원 측은 A씨가 한국인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총영사관이나 한인회 등에 별도의 확인이나 통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A씨의 사망과 화장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호찌민 총영사관은 A씨와 함께 격리된 다른 한국인 확진자로부터 A씨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 측에 확진자의 상태 확인을 요청하자 병원이 뒤늦게 사망과 화장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남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해 베트남 보건 당국에서 총영사관이나 한인회로 한국인 감염자의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 총영사관 측의 설명이다. 총영사관은 이번 사건 이후 교민들에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총영사관과 한인회에 알리고 상황을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교민들의 반응은 다르다. A씨의 지인이 이미 한인회 재난상조위원회 등에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인회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에 “한인회는 민간단체라 록다운된 현재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영사관에 연락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의 이웃인 교민 B씨는 본지에 “(고인이) 평소 기저질환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 격리시설도 두 발로 걸어서 멀쩡히 이동했다”며 “걸어서 격리시설로 들어간 사람이 갑자기 병원으로 옮겨졌고 사망, 화장까지 됐는데 베트남 측에서 안 알려주면 모른다니 그렇다면 총영사관이 대체 왜 존재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호찌민에 이십여년 거주한 교민 C씨도 본지에 “교민사회의 분노를 제대로 짚어달라. 베트남 의료시설이나 절차가 부족한 것은 교민들은 다 알고 있다. 교민들이 다같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고인이 사망하기 전까지 총영사관과 한인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 말했다. C씨는 “베트남이 인도네시아나 다른 국가들처럼 한국인 확진자가 많은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10명 남짓한 한국인 확진자들의 상황을 공관 차원에서 면밀히 관리하지 못해 뒤늦게 사망·화장 사실을 접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17일 한국 언론을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졌지만 18일 정오를 기준으로 베트남 언론에도 관련 보도는 전무하다. 베트남 외교 당국도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을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지만 아직 공식 입장은 내놓고 있지 않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9일 베트남 고위급 면담 등을 통해 해당 문제를 엄중히 논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4월 27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4만7343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225명이 사망했다. 17일에는 3705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최다 확진을 기록했다. 감염의 핫스팟인 호찌민시에서는 17일 2786명, 18일 오전에는 238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