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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롯데렌탈의 ‘착한 몸값’(?)…알고 보니 교묘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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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승인 : 2021. 08. 13. 05:00

장수영(경제부)
청약 경쟁률 65.81대 1, 청약 증거금 8조4000억원. 3년 만에 상장을 추진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렌탈의 일반 공모 청약 결과인데요. 공모주 투자 열풍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사실 롯데렌탈은 청약 전부터 ‘착한 몸값’으로 시장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롯데렌탈의 희망 공모가는 4만7000~5만9000원이었는데요. 당초 증권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비교군(피어그룹)에 글로벌 기업을 넣어 공모가 거품 논란을 겪은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롯데렌탈이 우버 등 해외 업체를 비교군으로 선정했다면 공모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죠.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숨어 있었습니다. 뜯어보면 착한 몸값이 아니라는 거죠. 롯데렌탈이 비교가치평가법으로 상각전영업이익대비기업가치(EV/EBITDA)를 선택했기 때문인데요.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의 사업구조를 보면 오히려 고평가”라고 말했습니다.

롯데렌탈은 왜 EV/EBITDA만 사용했을까요. 렌탈 사업 특성상 차입금 규모가 크기 때문입니다. 롯데렌탈은 차량 대여로 현금을 창출하고, 중고차 매각을 통해 자산을 회수합니다. 대여용 차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차입금이 발생합니다. 이자비용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으로, 이자비용, 감가상각비용 등을 빼기 전 순이익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비용 부담이 큰 롯데렌탈에게 우호적인 산정 방법이 됩니다.

반면 롯데렌탈의 비교군인 SK렌터카, AJ네트웍스는 달랐습니다. SK렌터카(당시 AJ렌터카)는 상장 당시 PER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대 1로 가중평균해 기업가치를 냈고, AJ네트웍스는 PER와 EV/EBITDA를 1대 1로 산술평균해 산정했습니다.

그러나 롯데렌탈은 불리한 PBR, PER을 빼고 오히려 국내 기업을 비교군에 넣음으로써 할인율을 키워 착한 몸값이란 이미지를 얻어냈습니다. 전략적 선택이 통하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이번 공모 청약 결과가 보여주듯 시장의 평가는 꼼수를 걷어낼 정도로 냉정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공모주 일반 청약과 상장 후 주가 흐름에서도 나타나고 있죠. 최근 변화된 분위기를 계기로 과도하게 높은 희망 공모가를 제시하는 곳이 줄어들었으면 좋겠군요.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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