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미 “아프간 공항 통행 보장 못해”...백악관 ‘탈레반 약속’ 하루만에 번복

미 “아프간 공항 통행 보장 못해”...백악관 ‘탈레반 약속’ 하루만에 번복

기사승인 2021. 08. 19. 1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아프간주재 미 대사관 "미국인, 카불공항 통행 보장 못해"
공항 검문 탈레반 '외국인 예스, 아프간인 노'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여성인권 침해 우려
탈레반, 이슬람 율법학자 여성인권 결정
Afghanistan
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국 공군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에 탑승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주재 미국대사관은 18일(현지시간) 아프간 체류 미국인에 대해 카불공항까지 통행을 보장할 수 없다고 실토했다.

미군 통제하에 있는 카불공항으로 미 대사관 직원과 시민권자,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 제3국인의 대피하는 작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탈레반이 통제하고 있는 공항 앞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날 아프간이 장악한 탈레반이 민간인의 출국을 위해 카불공항까지 안전 통행을 약속했다고 한 것이 ‘허언(虛言)’에 가까운 공론(空論)임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 언론들은 카불공항에 들어가려다가 탈레반에 의해 거부당한 미국인과 아프간인들의 사례를 보도했다. 독일 최대 일간 빌트는 탈레반이 카불공항 출입 허용 여부를 결정할 때 ‘외국인은 예스(Yes), 아프간인은 노(No)’라는 기준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빌트는 탈레반이 카불공항으로 몰려드는 아프간인들을 해산하기 위해 때때로 공중에 총을 쏘면서까지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의 검문소·괴롭힘·구타 등 모든 얘기를 듣고 있다며 카불공항까지 이동을 원하는 이들 모두가 안전한 통행을 담보 받을 수 있도록 탈레반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탈레반의 여성 인권 침해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탈레반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도록 경제·외교·정치적 모든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탈레반 고위급 인사가 아프간이 민주주의가 아니라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에 따라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의사결정 그룹에 접근할 수 있는 와히둘라 하시미는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니면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 등은 율법학자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이런 정책을 결정할 율법 학자 위원회가 존재하고, “아프간 국민 99.99%가 무슬림이며 우리는 이슬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무질서’한 아프간주둔 미군 철수 진행에 이어 백악관과 국무부 최고 참모들까지 아프간 현지 사정에 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