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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 사령관, 전쟁 패배 주요 원인 트럼프·바이든·가니의 배신

아프간 전 사령관, 전쟁 패배 주요 원인 트럼프·바이든·가니의 배신

기사승인 2021. 08. 2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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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프간 특수부대 사령관, NYT 기고 "배신당했다"
"트럼프-탈레반 평화협정, 미국의 관심 만료일 지정"
"바이든, 철군 계획 발표 후 모든 것 내리막길"
"군수 계약자 대부분 떠나 작전 수행 불가능"
아프간
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군 군용기가 이륙하는 카불공항 활주로를 달리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전 사령관이 아프간군이 탈레반에 패한 주요 원인이 도널드 트럼프·조 바이든 전·현직 미국 대통령 때문이라며 “우리는 배신당했다”고 토로했다.

사미 사다트 전 아프간 특수부대 사령관은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아프간 전쟁에서 정부군이 패배한 주요 원인은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트럼프 전 대통령, 그리고 이를 계승하면서 철군 시한을 못 박은 바이든 대통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슈라프 가니 전 대통령 등 아프간 정부와 군에 만연한 부패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사다트 전 사령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화협정 △군수지원과 정비지원 중단 △아프간 정부의 만연한 부패 등이 아프간군이 무너진 3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 아프간 전 특수부대 사령관 “트럼프-탈레반 평화협정,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관심 만료일 지정”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체결한 평화협정이 우리를 파멸로 이끌었다며 이 협정은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관심에 만료일을 지정했다고 규정했다.

이어 ‘트럼프-탈레반’ 협정은 본질적으로 미군과 동맹군의 공격전인 전투 작전을 축소해 현 상황의 여건을 형성했다며 아프간 보안군에 대한 미국의 항공 지원 교전 규칙은 사실상 하룻밤 사이에 바뀌었고, 대담해진 탈레반은 승리를 감지할 수 있었고, 전쟁이 미군 철수를 기다리는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정 이전에 탈레반은 아프간군에 대해 어떤 중요한 전투에서 승리하지 못했는데 합의 후 아프간군은 하루에 수십명의 군인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멜라니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내외가 한국전쟁 발발 70년인 지난해 6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몰 내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바이든, 철군 계획 발표 후 모든 것이 내리막길...군수 계약자 1만7000명 대부분 떠나 작전 수행 불가능”

사다트 전 사령관은 지난 4월 14일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과 관련, 아프간군을 계속 싸우고 있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을 고수하고, 미군의 감축 조건을 정할 것이라고 확인한 후 모든 것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완전하고 신속한 철수는 상황을 악화시켰을 뿐이고, 현지 조건을 무시한 것”이라며 “탈레반은 미국으로부터 확고한 종료 날짜를 받았고, 미군의 의지 결여를 감지하면서 그들이 과도 기간 한 모든 일에 대해 군사적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간군을 고도로 기술적인 특수정찰부대, 헬기 및 공습을 기반으로 한 미국 모델을 사용해 미국인에 의해 훈련됐는데 항공 지원이 고갈되고, 탄약이 바닥나면서 탈레반에 대한 우위를 잃었다며 전쟁 내내 폭격·전투·수송기를 유지했던 군수 계약자 1만7000명 대부분이 7월말까지 아프간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블랙호크 헬기·C-130 수송기·정찰 드론 등이 지상에 발이 묶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계약자들이 독점 소프트웨어(SW)·무기 시스템을 가져갔고, 헬기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제거했으며 표적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연설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점령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미군 철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진=UPI=연합뉴스
◇ “바이든 어조·발언, 아프간 무시·신의 없음 느낌 커져”...“아프간군 전체 5분의 1 6만6000명 전사”...바이든 발언 반박

사다트 전 사령관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탈레반의 카불 점령 다음날인 16일 백악관 연설에서 “아프간군조차 자신을 위해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미군이 죽을 수도, 죽어서도 안 된다”고 언급한 대목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아프간군이 싸울 의지를 잃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미국 파트너로부터 버림받고 있고, 지난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의 어조와 발언에서 드러난 (아프간에 대한) 무시와 신의 없음에 대한 느낌이 점점 커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서방 관리들이 근본적인 이유는 언급하지 않고, 아프간군을 비난하고 있다며 아프간과 미국 정부의 정치적 분열이 아프간군을 옥죄고, 우리의 업무 수행 능력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사다트 전 사령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군이 때로는 싸우려 하지도 않고 무너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 “우리는 끝까지 용감하게 싸웠다”며 지난 20년간 전체 병력의 5분의 1인 6만6000명이 전사했다고 반박했다.

뉴트 깅그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도 지난 18일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바이든은 어떻게 수십년 동안 목숨을 걸고, 탈레반과 싸우고 미국과 동맹을 맺은 용감한 아프간인들을 비방할 수 있는가”라며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관해 말한 가장 비겁한 거짓말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20년간 전쟁으로 약 2448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반면 아프간군은 거의 30배(6만9000명 추산)를 잃었다”고 덜붙였다.

바이든 가니 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6월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슈라프 가니 당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가운데) 및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과 회담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UPI=연합뉴스
◇ “카불 안보 보장 추가 임무 맡기고 탈출한 가니 전 대통령에 엄청난 배신감...가니 탈출, 카불공항 절망적 장면으로 이어져”

사다트 전 사령관은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육군 부대를 지휘하다 카불 함락 직전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돼 15일 카불에 도착했는데 가니 전 대통령이 카불 안보를 보장하는 추가 임무를 맡기고 국외로 도피해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며 가니 전 대통령의 성급한 탈출은 탈레반과 과도기에 대한 잠정 합의를 협상하려는 시도를 종식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레반과의 협상은 아프간군이 카불을 장악해 대피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인데 대신 혼돈이 뒤따랐고, 카불공항에서 목격된 절망적인 장면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사다트 전 사령관은 “우리는 정치와 대통령들로부터 배신당했다”며 아프간 전쟁은 많은 군대가 참여한 국제 전쟁이고, 하나의 군대만으로 임무를 맡아 싸우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사적 패배이지만 정치적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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