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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공급정책 남발, 인프라 구멍에 ‘풍선효과’만

설익은 공급정책 남발, 인프라 구멍에 ‘풍선효과’만

기사승인 2021. 09. 0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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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화 위해 신도시급 택지 조성 발표
GTX-C 의왕역 정차 검토 발표하자, 의왕·군포·안산 1~2억 호가 뛰어
3기 신도시 곳곳 인프라 문제로 주민 반발
"성급한 택지조성 발표, 졸속행정 아닌가"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에 신도시
제3차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경기도 안산시 반월역 일대 모습./연합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발표했지만, 오히려 다른 지역으로의 ‘풍선효과’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부동산 시장 관계자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교통 등 인프라 문제 해결보다 성급하게 택지조성 발표를 해서 오히려 호가가 뛰고 공급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30일 2·4 대책 후속 조치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14만가구의 입지를 확정해 발표했다. 14만 가구 중 수도권에서 12만 가구, 세종·대전에서 2만 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에는 신규택지로 의왕·군포·안산(586만㎡·4만1000가구)과 화성 진안(452만㎡·2만9000가구) 등 2개의 택지가 신도시 규모로 조성된다. 인천 구월2(220만㎡·1만8000가구), 화성 봉담3(229만㎡·1만7000가구)은 중규모 택지이고 남양주 진건(92만㎡·7000가구), 양주 장흥(96만㎡·6000가구), 구리 교문(10만㎡·2000가구)은 소규모다.

신도시급 택지들은 서울과 1·2신도시 거리보다 더 멀다. 신도시 규모로 조성되는 의왕·군포·안산은 서울 경계와 12km, 화성 진안은 21km에 달한다. 중규모 택지인 인천구월2도 서울 경계에서 8km, 화성봉담3은 21km나 떨어져 있다. 이에 정부는 의왕·군포·안산의 경우 GTX-C 노선 의왕역 정차를 통해 교통편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지만, 오히려 풍선효과를 더 확대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의왕역 GTX-C노선 정차 검토가 발표되면서 주변 지역 아파트 호가가 뛰고 있다.

경기 의왕시 삼송동 A부동산 관계자는 “의왕역에 GTX-C노선 정차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는데, 정부가 발표하고 나서 매물이 들어가고 호가가 1~2억 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군포·안산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군포 도마교동 군포금강펜테리움 전용 84㎡는 한 달 전 6억5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정부 발표 후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정부 발표 직후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호가가 오르고 있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앞서 발표된 3기 신도시 지역에서 인프라 문제로 갈등이 커지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3기 신도시인 경기도 남양주시는 앞서 평내·호평지구 인근에 하수처리장을 신설하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평내·호평 주민들의 반발을 겪어야 했다. 또 고양 창릉지구의 경우, 열병합발전소와 쓰레기소각장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인데 향동지구가 500m 내 인접해 있어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천 대장지구는 굴포 하수처리장 지하화를 추진했지만 이 역시 투자비가 총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자 무산됐다.

경기도 남양주 3기 신도시 인근 C부동산 관계자는 “정부가 신규 택지조성으로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오히려 다른 지역으로 풍선효과만 키우는 것 같다”며 “3기 신도시도 아직 지구계획도 승인이 안 된 곳이 있고 인프라 문제로 주민 반발이 있는 곳도 있는데 계획대로 공급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2026년이나 돼야 입주자모집을 하는 내용을 미리 발표해서 오히려 땅값만 올려놓는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땅값만 올려놓으면 오히려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며 “결국 성급한 발표로 가격만 올려서 문제를 만드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또 “주택공급 계획이나 인프라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간 협의할 것이 많은데, 이번 발표나 3기 신도시 등은 차기정부와 지방정부로 이어지는 문제”라며 “임기 말인데 너무 공급 수치 맞추기에 급급한 게 아닌가. 기존 공급정책을 더 탄탄하게 진행하고 신규택지는 신중하게 하면 좋은데 이런 게 졸속행정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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