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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에 전세대출 ‘막힐까’ 우려…MZ세대 월셋방 내몰리나

가계대출 규제에 전세대출 ‘막힐까’ 우려…MZ세대 월셋방 내몰리나

기사승인 2021. 09. 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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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전세대출 급증…실수요자 '대출절벽' 우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맞춰 전세대출 공급 중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금리 인상 등으로 억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증가율 관리를 위해서는 상품 중단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은행에서 공급한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2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서만 14조원이 늘었다.

전세자금 대출은 사회 초년생이나 1인 가구 등 실수요자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2030세대의 전세자금 대출 증가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셋값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대출이 막히면 청년세대들의 주거 환경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시중은행 전세 대출 현황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 총액(정책 자금 포함)은 148조원에 달했고, 그중 2030세대 전세대출 잔액이 87조원(58%)에 육박했다.

청년층의 전세대출은 5년간 95조원이 늘었다. 이는 1인가구 증가 추세와 부동산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이 크게 늘자, 시중은행은 ‘조이기’에 돌입했다. 가계대출이 ‘총량규제’로 묶였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세대출 증가도 억제해야 하는 처지다.

이미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대출 잔액이 크게 늘어난 일부 은행은 상품 공급도 중단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부동산담보대출과 함께 전세자금 대출도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8월 한시적으로 전세자금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가 현재는 재개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전세자금대출이 실수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다. 전세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출 규모도 커졌다.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은 은행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리브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말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의 증가세를 나타내는 전세가격지수는 작년 말보다 8.21% 올랐다. 서울 지역 전세가격지수는 8.38%가 올랐다.

김상훈 의원은 “수십조원의 전세대출을 받은 청년과 집을 마련한 청년 사이의 자산 격차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세대출마저 규제한다면, 무주택 청년의 주거 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잔액이 급증은 부동산 가격이 늘어난 영향이 크고,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라며 “이미 주택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담보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인데, 증가율 관리가 필요하다보니 전반적으로 대출 공급을 조절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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