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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北 9·9절 열병식과 미사일 발사’의 정치적 함의

[칼럼] ‘北 9·9절 열병식과 미사일 발사’의 정치적 함의

기사승인 2021. 09. 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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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동북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상수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상수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동북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북한은 공화국 창건 7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새벽 0시에 김일성광장에서 간소한 열병식을 거행했다. 북한 김정은 집권 10주년을 맞이하여 치러진 이번 열병식은 기존의 열병식에서 보여준 것과 차별화된다. 이번 열병식에는 주변국을 자극할 만한 어떤 신무기를 선보이지 않았으나 열병식 이틀 후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2020년 10월 10일 거행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에는 미국 본토를 타격 가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6형을 공개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14일 노동당 제8차 당 대회의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A라는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최초 공개했다. 이번 사거리가 1천500Km에 달하는 이번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는 우리 군의 SLBM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의 저강도 도발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정권 10주년 차를 기념하는 열병식에서 정규군이 아닌 노동적위대와 민방위 무력을 동원한 ‘민간 및 안전무력’이 참가하는 열병식의 차별성은 전체 인민의 내적 단합을 대외에 과시하고 인민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대외에 선전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필자는 북한 정권 수립 73주년 열병식과 순항미사일 발사라는 저강도 도발을 보면서 3가지 정치적 함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이번 열병식의 목적은 대외적 경제적 제재와 코로나 전세계확산의 어려움 속에서도 핵보유국으로서 당당하게 미국에 맞선 북한식 사회주의 즉 ‘우리 국가 제일주의’를 세계에 알리고자 의도하였다. 이번 열병식을 통해 집권 10년 차를 맞는 북한 정권은 김정은 총비서의 탁월한 영도 하에 전 세계에 ‘북한판 K 방역’의 진수를 과시하려 시도하였다. 열병식에 참여한 북한 주민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코로나 청정국임을 대외에 애써 과시하였다.

둘째, 핵 무력과 투발 수단은 이전 열병식에서 과시하였으므로 이번 열병식에서는 트랙터가 이끄는 포대와 코로나 19 보호장구를 입은 비상 방역 종대를 선보임으로써 전 인민의 무장화를 대외에 과시하였다.

셋째, 이번 열병식은 의도적으로 도발의 수위를 낮추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개 가능성의 여지를 남긴 북한판 ‘전략적 인내’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7월 초부터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여 미국에 ‘가던 길을 가겠다’라며 미국의 비핵화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새로운 셈법 요구에 대한 창의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봉착하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대북결의 2397호 ‘가역 조항’에 따라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북한의 처지를 고려하여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하자는 제의를 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상황이다.

대북 경제제재로 인한 고립상황은 북한 정권이 이를 북한 인민들의 내적 결속력을 강화하는 기제로 활용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북제재 해제문제를 비핵화에 초점을 두어 동기부여 차원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북한도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열린 태도로 임한다면 기대하지 않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그 결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재가동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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