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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가상자산 과세’ 청년 목소리도 들어야

[기자의눈] ‘가상자산 과세’ 청년 목소리도 들어야

기사승인 2021. 10.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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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증명사진
이지훈 경제부 기자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가상화폐 금지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된 모양세다. 하지만 이 같은 반등에도 투자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문제 없이 시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암호화폐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에 못을 박은 것이다.

홍 부총리는 “여야 합의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합의했고 1년간 준비해서 과세 기반이 갖춰졌다고 생각한다”며 “가상자산 과세를 다시 조정, 유예하는 건 법적 안정성이나 정책 신뢰성 차원에서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뜻대로 과세가 이뤄지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연 250만원까지 공제한 뒤 초과분부터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만약 1년간 비트코인을 거래해 1000만원을 벌었다면, 과세 최저한인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세율 20%을 적용해 150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정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도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에 뛰어든 투자자 중 60% 이상이 20~30대라는 점도 정부는 눈여겨 봐야 한다. 이들 청년들은 최근 대장동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와 관련 ‘아빠 찬스’로 고액의 퇴직금과 아파트 분양까지 받았다는 이야기에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내집 마련의 꿈마저 멀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 투자는 이들 세대에게 암울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한 줄기 빛이지만 정부는 과세 기반이 갖춰졌으니 무조건 세금을 거두겠다고 한다.

20~30대를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과중한 세부담과 부족한 준비기간으로 ‘세금만 있고 보호는 없다’며 과세를 유예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과세를 미루고 비과세 기준도 높여달라는 게시글이 수십 건에 달한다. 부디 정부가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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