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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진호 내용 비판한 中 언론인 체포 횡액

영화 장진호 내용 비판한 中 언론인 체포 횡액

기사승인 2021. 10. 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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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영웅적 죽음을 멍청한 죽음이라고 폄하
지난 10여 일 동안 중국 극장가에서 그야말로 선풍적 인기를 끈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를 강하게 비판한 언론인이 최근 체포되는 횡액을 당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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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를 비판한 죄로 경찰에 체포된 뤄창핑. 강력한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제공=뤄창핑 웨이보.
중화권 문화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이 비운의 주인공은 기자 출신으로 수년 전부터는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으로 더 유명세를 타던 뤄창핑(羅昌平·41)으로 하이난(海南)성 공안 당국에 정식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혐의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인민해방군 영웅열사’ 모독죄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중국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죄에 해당한다.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그는 자신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을 통해 시종일관 ‘장진호’를 비판했다. 우선 중국군의 영웅적인 죽음을 의미하는 ‘집단동사’를 ‘멍청한 죽음’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또 ‘장진호’는 지금의 한국과 북한의 상태를 봤을 때 전혀 의미가 없는 작품이라는 입장 역시 피력했다. 한마디로 중국이 의미없는 전쟁에 참전했다는 주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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뤄창핑의 글. 중국 누리꾼들과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제공=뤄창핑 웨이보.
그의 글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널리 알려지자 애국주의 경향이 강한 젊은 누리꾼들이 먼저 분노했다. 그를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 역시 들끌었다. 아니나 다를까, 당국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무엇보다 그의 웨이보 계정을 즉각 폐쇄하는 조치를 먼저 취했다. 이어 그를 정식으로 체포했다.

그가 어느 정도 처벌을 받을지에 대해서는 선뜻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으로 볼때 훈방 등으로 쉽게 풀려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 보인다. 더구나 최근 중국 당국이 연예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을 대상으로 ‘홍색 정풍 운동’을 추진하는 것에 비춰볼 경우 의외로 강력 처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그는 꾹꾹 참은 채 속으로 되뇌어야 할 말을 한 죄로 의외로 영구 퇴출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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