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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소·UAM”…‘회장 취임 1년’ 정의선, ‘인류’ 위한 체질개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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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21. 10. 11. 11:33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전환 가속
UAM·자율주행 등 신사업 광폭 투자
"2040년이 수소에너지 대중화 원년"
수소사회·탄소중립 실현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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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류’다. ‘혁신의 지향점은 인류’라는 정 회장의 지론은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인류의 꿈 실현을 사명으로 삼은 그의 의지는 로보틱스와 전동화, 수소 등 미래 신사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로보틱스부터 UAM·자율주행·전동화까지…‘이동의 무한 진화’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내년 중 최대 23㎏의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로봇 ‘스트레치’를 상용화하고 제조·물류·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과 AI 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로보틱스는 오로지 인간을 위한 수단’이라는 정 회장의 구상의 연장선인 셈이다. 앞서 로보틱스랩은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와 생산 현장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착용로봇 ‘벡스’, AI 서비스 로봇 ‘달이’, 로보틱 모빌리티 ‘아이오닉 스쿠터’ 등을 공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완료 (1)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이동 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대중화 기반도 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 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UAM 이착륙장 관련 협업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에서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을 가속해 2040년까지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80%로 끌어올리고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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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트레일러 드론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수소에 진심인 정의선…‘수소사회’ 구축과 ‘탄소중립’ 실현 목표
글로벌 ‘수소 전도사’로 평가받는 정 회장에 있어 수소는 ‘미래와 지구, 인류를 위한 솔루션’이다. 수소사회 구축과 탄소중립 실현을 통해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인 셈이다. 일례로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그는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로드맵을 공개했다.

특히 그는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한편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200㎾급 차세대 연료전지 시제품도 선보였다. 정 회장은 당시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로열 더치 쉘과 내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골든스테이트에 48개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차 수요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첫 공식 행보로 국내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후 올해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CEO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을 주도했다. 해외에서도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아 수소의 글로벌 의제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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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코로나·반도체’ 이중고…‘소통 경영’과 신차·서비스로 위기 극복
정 회장은 과거 임원 워크숍에서 “거북선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외부의 완벽한 설계가 있지만, 내부를 보면 수군이 쉴 수 있는 공간도 갖춰져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며 “수군을 고객으로 배려한 이순신 장군은 훌륭한 리더”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내부 구성원을 그룹의 고객으로 여기는 정 회장은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경영 불확실성에도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위기 극복에 힘을 싣고 있다.

우선 정 회장은 ‘수직적 순혈주의’로 꼽히던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를 확 바꿨다. 유연 근무제와 복장·점심시간 자율화, 자율좌석제 등을 도입하고 직급체계도 단순화했다. 최근에는 거점 오피스와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을 비롯해 ‘위드 코로나’에 대비한 근무형태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기업의 창의적 변화를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믿는 그는 ‘기업가 마인드’와 ‘개척자 정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신차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올해 9월까지 505만여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감소폭을 빠르게 만회하며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실제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가 올 9월까지 13.3% 증가하는 동안 현대차·기아는 117만5000여대를 판매해 33.1% 성장했다. 친환경 브랜드 입지도 굳히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9월까지 전년 대비 68% 증가한 53만2000여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전기차 판매는 17만6000여대로 전년 대비 70% 신장했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지난해 세계 수소전기차 중 최초로 누적 판매 1만대를 넘어섰고 올 연말 누적 2만대 판매도 앞두고 있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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