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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을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부채의 늪에 빠진 채 헤매는 부동산 기업은 헝다 외에도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한때 정권의 실세였던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조카딸인 쩡바오바오(曾寶寶)가 1996년에 설립한 판타시아(화양년花樣年)를 꼽을 수 있다. 헝다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그래도 만만찮은 800억 위안대의 부채로 인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금 동원 능력이 헝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만큼 파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판타시아와 비슷한 규모의 자자오예(佳兆業)그룹의 케이스 역시 만만치 않다. 이자 체불 상황을 보면 산 목숨은 아니라고 해도 좋다. 한국 제주도에서 영리 병원을 운영하려고까지 했던 뤼디(綠地)그룹도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언제 파산의 공포에 시달릴지 누구도 모른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부채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업황이 좋으면 헝다를 비롯한 부동산 그룹들의 빚은 크게 나쁘지 않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거의 최악이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향후 전망도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부동산 공룡들이 짊어진 부채 버블은 이제 폭발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 버블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1%P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