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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왕산레저개발 매각 지연에 고민 깊어지는 조원태

[마켓파워]왕산레저개발 매각 지연에 고민 깊어지는 조원태

기사승인 2021. 10.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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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 급한데…두 차례 매각 불발
'울며 겨자먹기식' 40억 추가자금 지원
"헐값에 넘기기보다 시간 더 들일 수도"
늦어질수록 부담…조 회장 결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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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의 ‘애물단지’ 왕산레저개발 매각 지연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왕산레저개발 매각이 두 차례나 불발되면서다. 약 13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왕산레저개발의 매각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대한항공의 현금성자산은 1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되고, 14.7%의 현금비율은 16.5%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매각이 불발되고 대한항공은 울며 겨자먹기로 왕산레저개발에 4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섰다.

왕산레저개발은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주도해 설립한 곳으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의 운영사다. 2011년 설립된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고, 대한항공은 수차례 증자를 통해 왕산레저개발을 지원해 왔다. 2014년부터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왕산레저개발 매각은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지분 처분이 늦어지면서 대한항공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왕산레저개발을 헐값에 넘기기보다는 시간을 더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조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매각에 실패한 왕산레저개발이 진행하는 4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왕산레저개발은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어서 대한항공의 자금이 투입됐다.

대한항공의 왕산레저개발 매각 작업은 지난해 시작됐다. 대한항공은 당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주력사업인 왕산레저개발과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71.5%, 유동비율은 40.7%, 현금비율은 9.3% 수준이었다.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셈이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3자 교환 방식으로 매매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왕산레저개발의 매각은 지지부진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칸서스·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올해 4월 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 6월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의를 진행했으나, 또 다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이달 초 협의 종료를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협상 결렬 이유에 대해 세부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가격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왕산레저개발의 매각가는 1000~1300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이미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대한항공으로서는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해야 하고, 컨소시엄에서는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왕산레저개발을 비싼 가격을 주고 사들일 수 없어서다.

왕산레저개발의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1505억원이지만, 자본총계는 84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부분 자본잠식이다. 매년 영업적자를 이어온 탓에 결손금이 불어난 탓이다. 왕산레저개발은 지난해 26억원의 영업적자, 2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각 실패는 최근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대한항공에게 아쉬운 행보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019년 말 871.5%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유상증자 등을 진행하며 올해 6월 말 306.7%까지 개선된 상태다. 유동비율도 40.7%에서 76.2%까지 높아졌고, 현금비율도 9.3%에서 14.7%로 개선됐다. 왕산레저개발을 매각 시 현금 유입으로 추가 재무지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89억원에서 올해 7971억원까지 632%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직원들의 휴직 등의 비용 절감 등이 반영된 결과인 만큼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왕산레저개발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왕산레저개발의 매각이 지연될 수록 대한항공의 추가 자금 지원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회장이 왕산레저개발 매각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왕산레저개발 매각 불발은 세부적인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등으로 회사가 어려운 만큼 유휴자산 정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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